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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신유빈의 마지막 매치포인트 후 영혼의 파트너는 서로를 꼭 끌어안았다.
'대한민국 여자탁구 에이스' 전지희(33)가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싱가포르 스매시에서 '영혼의 파트너' 신유빈(21·대한항공)을 상대로 고별전을 치렀다.
은퇴 선언 이후 별다른 훈련 없이 가볍게 나선 이번 대회, 전지희는 마지막 승부를 즐겼다. 1게임을 8-11, 2게임을 6-11로 내준 후 마지막 3게임 신유빈의 강력한 백드라이브가 살아났다. 1-6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다. 전지희가 3-9로 밀린 상황에서 에이스들의 쇼타임이 시작됐다. 마지막 팬 서비스가 눈부셨다. 신유빈과 전지희의 한치 양보 없는 핑퐁 랠리에 관중의 탄성이 쏟아졌다. 마침내 신유빈이 매치 포인트를 가져간 직후 두 선수는 환하게 웃으며 "타임아웃!"을 외쳤다. 숨을 몰아쉬는 전지희의 만면엔 미소가 가득했다. 땀을 닦은 후 전지희가 특유의 백드라이브, 끈질긴 리시브로 3점을 쫓아갔다. 전지희는 늘 그랬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착실한 플레이는 그녀가 지난 15년간 한결같이 보여준 모습이었다. 7-10, 포기하지 않는 끈끈한 승부가 이어졌다. 마침내 신유빈의 포어드라이브가 전지희의 테이블에 꽂히며 7-11. 전지희의 마지막 경기가 막을 내렸다. 0대3 게임스코어는 중요치 않았다. 지난 3년간 동고동락하며 도장깨기 하듯 정상을 밟아온 '띠동갑 선후배' 에이스가 서로를 따뜻하게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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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깜찍하고 유쾌했던 승리의 세리머니처럼, 그녀들의 마지막 승부 역시 훈훈했다. 대한민국 여자탁구의 무게를 어깨에 짊어지고 달렸던 전지희가 '걸출한 후배' 신유빈의 어깨를 토닥였다. 심판석 앞에서 손바닥을 마주치는 마지막 인사, 신유빈이 전지희의 손에 가벼운 뽀뽀로 입을 맞추며 '리스펙트'를 표했다. 환상의 복식조가 보여준 마지막 하트 세리머니는 뭉클했다. 전지희가 관중을 향해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려 인사했다. 싱가포르 탁구 팬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