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굴라는 지난 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 여자 단식 16강전에서 로이스 보아송(361위·프랑스)에게 1-2(6-3 4-6 4-6)로 역전패했다.
페굴라는 이후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팬들에게 받은 지나친 악성 메시지들을 공개했다.
예를 들어 지난 5월 페굴라의 반려견이 세상을 떠난 것에 대한 추모 게시물에 어떤 팬이 나중에 페굴라가 출산하는 과정에서 잘못되기를 바란다는 저주를 퍼부었다는 것이다.
'이런 패배자와 함께하지 못하게 된 것이 터커(반려견의 이름)에게도 잘 된 것'이라거나 '세상 어딘가에 당신이 낭비하는 산소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나무가 있다'는 정도의 악담은 오히려 강도가 약한 편이다.
팬들이 페굴라의 패배에 이렇게 분노하는 것은 역시 이 경기에 돈을 걸었다가 잃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세계 랭킹 3위 페굴라가 300위 밖의 보아송에게 당연히 이길 것으로 예상하고 베팅했다가 돈을 날린 분노를 선수의 소셜 미디어에 화풀이하는 셈이다.
엄밀히 말하면 페굴라의 팬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사람들이다.
어떤 네티즌은 '테니스는 그만하고 너의 아버지 돈이나 쓰면서 살아라'라고도 페굴라를 비난했다.
페굴라의 아버지는 미국에서 손꼽히는 사업가인 테리 페굴라다.
페굴라는 이런 악성 메시지를 공개하며 "망상에 빠진 미친 사람들"이라고 이들의 '악담'을 반박했다.
그는 이어 "개인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댓글 창도 닫으려고 하는데 (악성 네티즌들이) 항상 이런 방법을 찾아내는 것 같다"며 "테니스 이외 종목에서도 이 정도로 심한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투어를 뛰는 선수들이 대부분 이런 일을 겪는다"며 "이런 사람들로부터 우리 가족이 암에 걸려 죽어야 한다는 말을 들어야 한다는 것은 정말 말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페굴라는 미국프로풋볼(NFL)과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팬들로부터도 이런 메시지를 받은 경험이 있다.
그의 아버지가 NFL과 NHL 버펄로 팀의 구단주이기 때문이다.
페굴라는 "실제 알려진 것보다 100배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라며 "이런 메시지는 이기든, 지든 매번 받게 된다. 왜냐하면 돈을 건 사람이 양쪽에 다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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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