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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보다 강한 신예…'늦깎이' 홍세영, 유창혁·이창호 연파

기사입력 2025-06-19 10:39

[K바둑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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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레도 서봉수·목진석 꺾고 신예팀 우승 쌍끌이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지난해 입단한 '늦깎이' 프로기사 홍세영(26) 초단이 반상의 레전드를 잇달아 물리치고 팀 우승을 견인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홍세영은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주 vs 이붕 프로연승대항전' 제5국에서 이창호 9단에게 23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둬 이붕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대회는 신예 기전인 이붕배와 시니어 기전인 대주배 4강 진출 선수들이 4-4 연승전으로 우승팀을 가리는 이벤트 대국이었다.

한국기원의 공식 대회는 아니지만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적인 기사들과 하루하루 성장하는 유망주들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고, 신예들이 예상 밖으로 완승했다.

첫 주자로 나선 일본 출신 천재 기사 나카무라 스미레(16) 4단은 1국에서 서봉수 9단에게 불계승했다.

2국에서는 최근 시니어 국제기전인 신안 월드바둑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목진석 9단마저 불계로 물리쳤다.

스미레는 3국에서 유창혁 9단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신예 팀에서는 홍세영이 해결사로 나섰다.

홍세영은 오랜 기간 아마추어로 활동하다 2024년 2월 일반인 입단대회를 통해 이십 대 중반의 늦은 나이에 프로기사가 됐다.

한국 랭킹은 117위에 불과했고 프로에서 총 대국수도 93국에 그쳤다.

그런 홍세영이 백전노장 유창혁을 상대로 깔끔한 반상 운영을 펼치며 5집 반승을 거뒀다.

중반 이후 일찍 초읽기에 몰린 홍세영은 여러 차례 고비가 있었지만, 정확한 수읽기로 착점을 이어가며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홍세영은 기세를 몰아 5국에서는 세계 바둑계의 '고트'(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 선수)라고 불리는 이창호 9단에게도 불계승을 거두고 팀 승리를 확정했다.

홍세영은 대국 후 "승패를 떠나 이창호 사범님과 둘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영광스러웠다"며 "제 바둑을 두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후회 없이 둔 것 같아서 좋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경험을 좋은 자양분 삼아서 앞으로도 좋은 바둑을 두어 나아갈 수 있게 하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이창호는 "(홍세영을) 사실 잘 몰랐는데 유창혁 사범님과 두는 바둑을 인상적으로 봤다"며 "이미 실력이 강한데 좀 더 노력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신예팀은 홍세영과 스미레가 나란히 2승씩 거두면서 김다빈·원제훈 4단이 레전드 기사들과 대국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신예와 시니어의 연승대항전에서 승리 팀은 1천만원, 패한 팀은 400만원을 받았다.

shoeless@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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