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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리에 모인 파리 사격 메달리스트…"반짝 말고 오래 빛낼 것"

기사입력 2025-06-30 16:44

사진 오른쪽부터 조영재, 양지인, 오예진, 금지현, 박하준. [대한사격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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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재·양지인·오예진·금지현·박하준, 올림픽 이후 근황 밝혀

양지인 "LA 올림픽과 그다음 올림픽까지 큰 감동 주고 싶어"

(청주=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역대 사격 종목 최고 성적인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를 합작한 주역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공기권총 금메달리스트 오예진(IBK기업은행)과 여자 25m 권총 금메달 양지인(한국체대), 공기소총 혼성 은메달리스트 박하준(KT)과 금지현(경기도청), 속사권총 은메달 조영재(경기도청)는 30일 충북 청주종합사격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근황과 한국 사격에 대한 책임감을 말했다.

청주종합사격장에서 진행 중인 제41회 회장기 전국사격대회에 출전한 이들 가운데 가장 좋은 성과를 낸 선수는 오예진이다.

공기권총과 25m 권총 여자 일반부에서 개인전 금메달과 은메달, 단체전 금메달 2개를 수확한 그는 "욕심 없이 이번 대회를 뿌듯하게 잘 해냈다"고 말했다.

또한 주 종목 25m 권총 여자 대학부 경기를 앞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지인은 "연습한 것을 보여주는 게 목표"라고 했다.

2000년생으로 아직 한창때지만, 출산 이후 체력이 떨어져 젊은 선수와 경쟁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금지현은 "이번 대회는 후배들 조언에 집중했고, 제 후배가 개인전 1위를 했다. 저는 (메달이) 없지만, 그래도 뿌듯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1년 전 올림픽 메달은 이들의 인생 여정을 크게 바꿔놨지만, 하루하루의 삶은 달라진 게 없다.

사인 요청이나 인사가 늘긴 했지만, 총 쏘는 건 같다. 매일 연습하고, 대회에 출전하기를 반복한다.

유일하게 자녀가 있는 금지현은 "아이가 어린이집에 들어갔다. 원장 선생님이 저를 알아보셔서 딸을 잘 봐주실 거라고 믿는다"며 웃었다.

국제 대회에 나가서는 오히려 인지도가 올라간 것을 체감한다.

양지인은 "사진을 들고 와서 사인을 요청하는 분들이 있다"고 했고, 오예진은 "우편으로 사인 요청이 들어올 정도"라고 말했다.

금지현은 "뮌헨 월드컵에 최근 다녀왔다. 워낙 큰 대회라 올림픽 메달 하나 있다고 해서 빛나는 건 아니더라"면서도 "그래도 장비 업체로부터 돈이 없어서 못 사던 것들을 협찬받는 건 달라진 점"이라고 했다.

박하준은 "혼자 다니면 아직도 많이 못 알아본다. 그래서 (양)지인이나 (오)예진이와 붙어 다니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들 중 유일하게 2025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고배를 마신 조영재는 "빵점 쏘고 해서 대표팀은 못 갔다. 그래도 훈련하며 부족한 부분을 알아가고 있어서 오히려 지금이 더 좋다. 좀 더 성장해서 내년에는 아시안게임 대표로 꼭 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파리 올림픽이 끝난 뒤, 이들의 가슴속에는 새로운 목표가 솟아났다.

조영재는 국내 대회에서 5개 종목 금메달을 수확하는 게 목표다.

20대 초반의 나이인 양지인과 오예진은 "아직 젊고, 앞으로 열리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단단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최근 지도자 준비를 시작했다는 금지현은 "운이 따라줘서 또 큰 대회에 나간다면 작년 올림픽처럼 목숨 걸고 할 거다. 그렇지만 꼭 제가 (메달을) 해야 한다는 마음보다는, 후배를 육성하고자 한다. 중국에는 한 선수가 빠져도 대체할 선수가 많더라"고 했다.

선수들은 파리 올림픽을 기점으로 한국 사격에 대해 국민 관심이 커진 것에 대한 책임감도 밝혔다.

조영재는 "(올림픽) 한 번으로 모든 게 바뀐다고 생각 안 한다"고 했고, 오예진은 "주변에서 '사격은 잠시 반짝' 아니냐고 한다. 잠깐이 아니라 오랜 시간 빛나도록 할 것"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양지인은 "파리 올림픽에서 감동이 끝나는 게 아니라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과 그다음 올림픽까지 큰 감동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번 회장기 전국사격대회는 KBS가 생중계해 19년 만에 지상파를 통해 스포츠 팬을 실시간으로 찾아갔다.

박하준은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점차 사격이 국민들에게 익숙해지는 것 같아서 기쁘다"고 말했다.

4bun@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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