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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다. 2019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이유로 중단됐다가 이달 6년만에 재개된 '제4회 버투스(VIRTUS) 한일교류전'은 스포츠로 양국 발달장애인을 하나로 만들기 위한 의미있는 발걸음이었다. 버투스는 지적 장애, 자폐 스펙트럼, 다운증후군을 가진 선수들을 위한 국제 엘리트 스포츠 연맹이다. 발달장애인의 스포츠와 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의 발달장애인 대표팀 선수단, 지도자, 임직원 35명은 한일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8월 15~19일 일본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이 기간 히가시쿠루메 시청을 방문해 도미타 료타 시장과 환담을 나눴고, 농구, 풋살, 탁구 등 3개 종목에서 일본 대표팀과 실력을 겨뤘다. 이틀간의 열띤 교류전 이후 도쿄 시내 스카이트리, 아사쿠사 등을 방문해 문화 교류의 시간도 가졌다. 짧다면 짧은 나흘 동안 알찬 스케줄을 소화했고, 참가자는 마음속 깊은 곳에 신선한 자극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농구 대표팀을 이끈 이한근 감독(고양시재활스포츠센터)은 "출국 전엔 지적 장애를 가진 우리 선수들이 일본에서 생활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걱정이 컸다. 음식이 안 맞진 않을까, 물갈이하진 않을까, 필요한 것이 있어도 표현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진 않을까, 혹여나 아프진 않을까에 대해 걱정했다. 그러나 막상 일본에 도착한 뒤론 그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선수들은 통역기(번역기)를 이용해 먹고 싶은 음식을 스스로 골랐다. 선수들의 성장과 자립심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버투스 한일교류전 일정 마지막 날, 정 회장을 필두로 한 SOK팀은 일본 도쿄에 위치한 스페셜올림픽니폰(SON·Special Olympics Nippon)을 방문해 양국 간 교류 활성화를 위한 첫 간담회를 가졌다. 강감창 SOK 자원봉사위원회 위원장, 차정훈 SOK 경기력향상위원회 위원장과 SON 와타나베 히로미 상무이사, 와다 타케히사 스포츠본부 총괄 매니저 등이 참석한 이번 간담회에서 양측은 선발 과정, 시도지부 운영, 등록 선수 관리 등을 주요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적 유사점이 많은 한국과 일본이 서로 다른 지역 본부에 소속돼 있어 지금까지는 스포츠 교류가 없었지만, 앞으로는 보다 활발한 협력과 교류를 이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 회장은 "이번 만남이 한일간 지속적인 교류와 우정을 이어나가는 소중한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덧붙여 9월 열리는 제18회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전국하계대회와 리더십 워크숍에 일본 SON 관계자를 초청할 뜻을 밝혔다. 이번 교류전은 단순한 경기의 승패를 넘어,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웃음과 우정으로 허물어뜨린 소중한 시간이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