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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나에게 이런 날이 올 줄이야…"
이로써 이승진은 2019년 PBA 투어 참가 이후 7년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역대 24번째 PBA 우승자에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국내 선수로 이번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하며 개막전부터 외인 선수(무라트 나지 초클루-다비드 마르티네스-모리 유스케)들이 독식하던 우승자의 흐름도 바꿨다.
이승진은 이번 우승으로 우승 상금 1억원을 더해 종전 상금랭킹 13위(1000만원)서 시즌 1위(1억 1000만원)로 껑충 뛰어올랐다. 반면, 1년 10개월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한 최성원은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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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진은 2세트서도 4이닝까지 뱅크샷만 3차례 성공시키며 6-3으로 앞서갔고, 10이닝까지 13-10으로 리드했다. 곧바로 다음 이닝서도 공격기회를 뱅크샷으로 연결하며 15-10으로 세트를 끝냈다. 3세트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최성원의 공격이 미세하게 빗나가며 다득점에 실패한 사이, 이승진은 꾸준히 득점을 뽑아내며 3세트마저 15-4로 따내고 우승에 한 발짝 다가섰다.
최성원도 쉽게 물러서진 않았다. 최성원은 7-9로 뒤진 4세트 초반에 동점을 만든 뒤 5이닝 째 4득점, 6이닝 째 2득점으로 15-9로 역전승을 거두며 한 세트를 만회했다. 이 기세를 몰아 최성원은 5세트에 초구부터 7연속 득점하며 한 세트를 더 따내는 듯 했다. 그러나 9-2로 앞서던 상황에서 승리를 확정짓지 못했다. 4이닝과 5이닝에 1점씩 보태며 11-2까지 만들었다.
이때부터 이승진이 추격하시 시작했다. 이승진은 4이닝 3득점에 이어 5이닝 6득점하며 순식간에 11-11로 균형을 마친 뒤 6이닝 때 최성원이 공타에 그치자 공격권을 이어받아 3연속 득점에 이어 뱅크샷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결국 15-11로 이승진이 5세트를 따내며 결승전을 끝내버렸다.
지난 2019년 프로당구 출범 시즌부터 꾸준히 PBA 무대를 누빈 이승진은 대구광역시를 대표하는 프로당구 선수다. 앞선 6시즌 간 눈에 띄는 성적도 없었고, 오히려 세 차례 큐스쿨서 생존하며 강등 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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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진은 우승 직후 "너무 행복하다. 나에게 이런 날이 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 인생 가장 행복한 날"이라면서 "내가 또 이 자리에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우승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괜찮다. 나는 그저 당구 칠 때가 가장 행복하고 즐겁다"고 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