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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6세트 8-6으로 앞선 강지은(SK렌터카)이 벤치타임아웃을 불렀다. 매치 포인트를 앞두고 다소 까다로운 배치가 테이블 위에 형성됐다. 팀의 주장인 강동궁과 조건휘가 나와 강지은과 머리를 맞대고 슬기로운 샷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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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라운드 1, 2위 대결답게 숨막히는 승부였다. 이날 SK렌터카가 승리하면 우승 확정이었다. 하지만 패하거나 풀세트 승리(승점 2점 확보)를 한다면 우승의 향방은 최종일로 미뤄질 수 있었다. SK렌터카가 조기 우승을 하려면 적어도 6세트에서는 승리를 확정지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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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까지 한 세트 승리만 남겨놓은 상황. 5세트 남자단식 주자로 나선 레펜스가 하나카드의 신정주와 격돌했다. 4이닝까지는 6-6으로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5이닝 째 신정주가 뱅크샷 1개를 포함해 4득점하며 10-6으로 달아난 반면 레펜스는 스리뱅크샷 득점에 실패했다. 이어 6이닝 째 신정주가 가볍게 1점을 따내며 세트스코어 2-3로 따라붙었다.
운명이 걸린 6세트. 여자 단식으로 치러진 경기에서 SK렌터카는 강지은이 나왔다. 하필 상대는 하나카드의 에이스 '당구여제' 김가영이었다.
두 선수 모두 1, 2이닝 연속 득점에 실패했다. 묵직한 긴장감이 경기장을 휘감았다. 득점 침묵을 먼저 깬 쪽은 강지은이었다. 3이닝 째 1점을 수확했다. 반격에 나선 김가영이 연속 2득점으로 2-1 역전에 성공했다. 강지은은 4이닝 째 또 공타를 기록했다. 기세를 탄 김가영은 4이닝 때 하이런 4점을 기록하며 6-1로 달아났다.
패색이 짙어진 상황. 그러나 이때부터 강지은의 놀라운 승부사 본능이 깨어났다. 강지은은 5이닝 공격에서 뱅크샷 1개를 포함해 연속으로 8점을 따내며 단숨에 승부를 끝내버렸다. 강지은은 마지막 샷을 힘겹게 성공한 뒤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리고 팀 동료들과 3라운드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