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의 승부수 "인센티브 혐의 사실이면 사퇴"[2025 문체위 국감 현장]

최종수정 2025-10-29 23:55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의 승부수 "인센티브 혐의 사실이면 사퇴"[2025 문…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인센티브를 받은 혐의가 드러나면 사퇴하겠습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2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종합감사)에서 대한탁구협회장 시절 후원금 인센티브에 대한 경찰 수사와 관련 혐의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종합감사를 앞두고 전날 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유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해 수사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체육시민연대, 문화연대 등 시민단체가 지난 7월 유 회장의 대한탁구협회장 재임 시절 후원금 인센티브 불법 수령 혐의를 경찰에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유 회장이 탁구협회장 재임 중 후원금 유치 활성화를 위해 유치금의 10%를 지급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한 데 대해 규정을 위반한 인센티브 지급이 협회에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유 회장 소속사 대표 동생 A씨가 2억원의 인센티브를 수령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찰은 유 회장이 인센티브를 차명으로 챙긴 것은 아닌지 확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 문체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는 대한탁구협회가 유치금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인센티브로 지급한 것은 '임원은 보수를 받을 수 없다'는 체육단체 임원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시,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징계를 협회에 요구했고, 협회는 유 회장에 대해 관리· 감독 소홀 책임을 물어 '견책'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유 회장은 이날 종합 국정감사에서 조은희 의원(국민의힘)이 '경찰 조사 보도'와 관련한 추궁에 "불법 리베이트와 관련해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책임지고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어제 저녁부터 나온 기사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 아직 경찰의 연락을 받지 못했고, 내 금융기록을 제공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이 "관련 혐의로 기소되면 그만두겠느냐"고 압박하자 "기소되면 그만두겠다"고 맞섰다.

마지막 추가질의에서 발언 기회를 받은 유 회장은 "의원님께서 기소되면 그만두겠느냐고 물어보셨는데 고소, 고발된 적이 없어 기소의 뜻을 잘 몰랐다. '기소되면'이 아니라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사퇴하겠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책임을 지겠다"고 정정했다.

A씨 등 참고인들이 이미 경찰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 회장은 "인센티브와 관련해 내가 받은 건 한푼도 없다.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응할 것이고, 결과를 지켜보겠다. 조사 결과가 조속히 나오길 바란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지난해 대한탁구협회, 대한체육회 회장선거 내내 뜨거웠던 인센티브 관련 논란이 유 회장 취임 후까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의혹을 명명백백 가릴 조속한 경찰 조사가 필요하다. 유 회장은 "나는 체육계의 변화와 혁신을 원하는 체육인들의 신뢰와 지지로 당선됐다. 잘못이 있다면 마땅히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리에 연연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벌금형 이상' 같은 임원 결격 사유는 의미가 없다. 인센티브를 받았다는 혐의가 드러나면 사퇴할 것"이라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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