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회장 '사즉생' 승부수"인센티브 의혹 사실이면 사퇴,그런 사람이면 체육계 이끌어선 안돼"[2025 국감 현장 인터뷰]

최종수정 2025-10-30 09:38

유승민 회장 '사즉생' 승부수"인센티브 의혹 사실이면 사퇴,그런 사람이면…

유승민 회장 '사즉생' 승부수"인센티브 의혹 사실이면 사퇴,그런 사람이면…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사퇴하겠다. 정말 그런 사람이면 체육계를 이끌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2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종합감사)에서 초강수를 뒀다. 대한탁구협회장 시절 후원금 인센티브에 대한 경찰 수사와 관련 혐의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사퇴하겠다고 공언했다.

27일 체육단체 국정감사, 29일 종합감사에서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유 회장을 시종일관 집요하게 압박했다. 특히 28일 체육시민연대·문화시민연대 등이 후원금 인센티브 관련 혐의로 고발한 유 회장에 대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가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입건, 경찰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보도 직후 조 의원의 질의는 더욱 날이 섰다. 지난 4월 문체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는 대한탁구협회가 유치금의 10%를 인센티브로 지급한 것은 '임원은 보수를 받을 수 없다'는 체육단체 임원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시,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징계를 협회에 요구했고, 협회는 유 회장의 관리· 감독 소홀 책임을 물어 '견책'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후원금 유치에 관여한 유 회장의 소속사 대표 동생 A씨가 2억원의 인센티브를 수령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찰은 유 회장의 차명 수령 여부를 확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와 관련한 조 의원의 질의에 유 회장은 "기사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 아직 경찰의 연락을 받지 못했다. 내 금융기록을 제공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불법 리베이트와 관련해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책임지고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조 의원이 "관련 혐의로 기소되면 그만두겠느냐"고 압박하자 "기소되면 그만두겠다"고 맞섰다. 이후 유 회장은 마지막 추가질의에서 "의원님께서 기소되면 그만두겠느냐고 물어보셨는데 고소, 고발된 적이 없어 기소의 뜻을 잘 몰랐다. '기소되면'이 아니라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사퇴하겠다"고 정정했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기소는 검사가 특정 형사사건에 대해 법원에 심판을 요구하는 것으로 유·무죄 여부는 법원에서 가리게 된다.


유승민 회장 '사즉생' 승부수"인센티브 의혹 사실이면 사퇴,그런 사람이면…

유승민 회장 '사즉생' 승부수"인센티브 의혹 사실이면 사퇴,그런 사람이면…
유 회장측에 따르면 현재 진행중인 경찰 조사는 총 두 건으로 모두 '후원금 인센티브' 건이다. 지난해 12월 대한체육회장선거 당시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후원금 인센티브' 관련 혐의로 유 회장을 고발했고, 유 회장은 주소지인 용인 서부서에서 두 달 전 이미 조사를 받았다. 그리고 체육시민연대 등이 고발한 건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가 들여다보고 있다.

차명계좌 의심을 받는 A씨와 대한탁구협회 전 사무처장 B씨 등 참고인들은 이미 경찰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회장은 '사즉생'의 각오다. 국감 직후 유 회장은 사퇴 언급에 대해 "의혹만으로 사퇴할 수는 없다. 사실로 확인되면 책임지겠다고 한 것"이라면서 "만약 내가 정말 그런 사람이라면 스스로도 체육계를 이끌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가 불거질 가능성은 한마디로 일축했다. "내가 인센티브를 받은 게 없는데 뭐가 나올 수 있겠나. 있다면 이렇게 당당하게 말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사퇴 불사 발언에 대해 "차명 수령 의혹이 있고, 국민들은 이미 의혹만으로도 오해하게 된다. 나중에 무혐의가 나오더라도 그땐 아무도 기억 못한다. 사퇴를 너무 쉽게 말하는 것 아니냐는 분도 있는데 결코 쉽게 한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은 이게 아니면 안된다. 이미지가 이렇게까지 실추됐는데… 나는 승부를 걸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원금 인센티브 관련 의혹이 1년 넘게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할 일이 산적했는데 이래선 한걸음도 나갈 수가 없다"며 피로감을 호소했다. "수사 결과가 나와서 의혹이 해소되길 바란다. 나는 체육계의 변화와 혁신을 원하는 체육인들의 신뢰와 지지로 당선됐다. 그 기대를 알고 있고, 잘못이 있다면 마땅히 책임질 것이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내 할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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