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베테랑 에이스' 양하은(31·화성도시공사)이 올 시즌 마지막 월드테이블테니스(WTT) 피더 시리즈 대회인 WTT 피더 파르마 2025 여자단식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WTT는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다: 양하은 7년 만의 단식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양하은은 4일(한국시각) 이탈리아 파르마에서 열린 WTT 피더 여자단식 결승에서 '1번 시드' 일본 에이스 아카에 가호를 상대로 1, 2게임을 연달아 11-9로 잡아낸 후 3-4게임을 잇달아 6-11, 6-11로 내줬다. 그러나 특유의 근성과 베테랑의 노련함으로 마지막 5게임을 11-4로 매조지하며 감격적인 우승을 확정 지었다. 2018년 이후 무려 7년 만의 단식 우승이자 현재의 WTT 대회 시스템이 도입된 후 첫 단식 우승이다.
1994년생 양하은은 원조 탁구신동으로 서효원, 전지희 등과 함께 대한민국 여자탁구를 10년 넘게 이끌어온 대표 에이스다. 2015년 쑤저우세계선수권에선 중국 왼손 에이스 쉬신과 혼합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신유빈 등 후배들의 약진, 귀화 에이스들의 성장 사이에서 슬럼프도 겪었다. 그러나 타고난 성실함과 포기를 모르는 근성으로 모든 시련을 이겨냈다. 자신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형석 화성도시공사 감독과 다시 만나면서 양하은은 보란듯이 부활했다.
올 시즌 프로탁구리그 시리즈2 우승에 이어 지난달 프로탁구 파이널에서 후배들을 줄줄이 꺾고 우승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특히 무릎 부상으로 출전이 힘든 상황에서도 눈부신 투혼을 발휘해 기어이 결승까지 올랐고, 대회 직후 WTT 오만 컨텐더 대회 출전도 이어갔다. 김형석 감독이 "정말 의지력이 대단하다"고 칭찬하며 고마움과 안쓰러움을 이례적으로 언급했을 정도다.
쉼없는 노력이 7년 만의 우승이라는 유종의 미로 돌아왔다. WTT는 "'세계랭킹 11위였던 그녀의 복귀 길은 험난했다. 파르마 대회도 초반 두 차례나 조기 탈락 위기에 처했다. 양하은은 첫 두 경기에서 고전하며 린 멘데(5-11, 11-8, 11-6, 5-11, 11-7)을 간신히 제압한 뒤, 홈 관중의 열렬한 응원을 받는 조르지아 피콜린(9-11, 4-11, 11-5, 11-4, 11-9)에게 2게임 뒤진 상황에서 역전승을 거뒀다. 이후 양하은은 속도를 높이며 타티아나 쿠쿨코바와 김성진을 연달아 제압했고, 31세의 나이로 WTT 시대 첫 여자 단식 결승에 진출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순간, 양하은은 3회 WTT 피더 대회 우승자 아카에 카호의 막판 추격을 막아내며 파르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며 31세 에이스의 컴백, 양하은의 반전우승을 대서특필했다.
사진출처=WTT
한편 양하은은 여자단식 결승 직전 후배 장성일과 함께 출전한 혼합복식 결승에서 '한솥밥 후배' 조승민-유시우 조를 꺾고 우승하며 이번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여자복식결승에선 최서연-이다은조가 아카에 가호-멘데 린조에 1대3으로 패하며 준우승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