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빙속 괴물' 조던 스톨츠(22·미국)가 1000m에 이어 500m에서도 올림픽 기록을 수립하며 2관왕에 올랐다.
스톨츠는 15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레이스에서 33초77, 올림픽 기록으로 대회 2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네덜란드 레이서' 예닝 더보가 33초88, 역시 올림픽 기록으로 은메달, '캐나다 에이스' 로랑 뒤브레이유가 34초26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중국 가오팅유가 금메달, 대한민국 차민규가 은메달, 모리시게 와타루가 동메달을 가져가며 아시아 단거리 빙속의 힘을 보여줬던 베이징 대회 때와는 딴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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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에서 종목 불문 금메달 16개를 휩쓸고, 세계선수권 7관왕에 오른 '22세 괴물' 스톨츠의 압도적 레이스가 500m에서도 이어졌다. 스톨츠는 12일 1000m에서 1분06초28의 올림픽 기록으로 첫 금메달을 가져간 데 이어, 상대적으로 약세로 알려진 500m에서도 또다시 올림픽 기록을 쓰며 가볍게 금메달을 가져갔다. 1500m와 매스스타트까지 4관왕을 노린다.
1000m 첫 금 직후 4관왕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스톨츠는 "그건 정말 미친 짓이고 역사적인 사건이겠지만, 정말 어려운 일이다. 금메달 하나를 따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엄청난 의미가 있다"라고 겸손하게 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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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위스콘신주 큐와스컴에 있는 집 뒤뜰에 얼어붙은 연못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스케이트를 지치기 시작한 소년이 16년 후 올림픽 챔피언이 됐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을 TV로 본 스톨츠는 누나 한나와 함께 부모님께 스케이트를 타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당시 남매는 화면 속에서 번개처럼 질주하던 '쇼트트랙의 전설' 아폴로 안톤 오노의 모습에 완전히 마음을 빼앗겼다. 어린 시절에는 TV를 거의 보여주지 않았던 어머니 제인 스톨츠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에게 딱 2주 동안만 TV를 켜두겠다고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경쟁을 보여주고 싶었고, 누가 최고인지를 가리는 무대가 무엇인지 이해시키고 싶었다.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시작되자 아이들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조던 역시 "스케이트를 시작하고 1년쯤 뒤, 올림픽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게 된 순간부터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는 꿈을 꿨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오노의 레이스를 보며 스케이터의 꿈을 키웠던 소년의 시대가 시작됐다. 16세에 전미 최고선수들의 아성을 위협하고, 불과 1~2년 후 세계를 제패하는 괴물로 성장했으며, 허쉬, 혼다 등 대기업의 후원 속에 밀라노에서 금메달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스톨츠의 4관왕은 전세계 빙상계의 뜨거운 관심사다. 첫 올림픽 무대였던 2022년 베이징 대회 당시 500m 13위, 1000m 14위를 기록한 스톨츠는 이후 레전드 코치 밥 코비의 지도 아래 '괴물 같은 선수'로 변모했다. 현지에선 그를 '현상, 천재(phenom)'라 부르며 에릭 하이든, 마이클 펠프스 같은 전설적인 영웅들과 비교하고 있다. 스톨츠는 지난해 10월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올림픽 시즌에 제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줄 수 있게 돼 정말 설렌다. 베이징 이후 긴 준비 과정을 거쳤고 그사이 많은 메달을 땄다. 이번 대회에서 정말 멋진 성과를 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4번째 올림픽에서 포디움을 열망했던 '빙속 간판' 김준호(31·강원도청)는 500m에서 34초68로 12위, '2005년생 신성' 구경민(21·스포츠토토)은 34초80으로 15위에 올랐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