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신기록을 세우며 모국에 금메달을 안긴 유타 레이르담(25·네덜란드)의 '금빛 질주'가 그의 '국민 밉상' 이미지를 희석했다.
미국 매체 'AOL'은 17일(현지시각), ''그녀에게 질렸어'. 레이르담, 올림픽에서 속옷 노출로 100만달러(약 14억4800만원)를 벌 수 있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레이르담의 업적과 그를 둘러싼 네덜란드 국민의 반응을 실었다.
레이르담은 지난 10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에서 1분12초31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2년 베이징 대회 10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레이르담은 두 번째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따낸 뒤 눈 화장이 번질 정도로 감격의 눈물을 펑펑 흘렸다.
우승을 확정한 후 오렌지색 경기복 지퍼를 내리는 장면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결승전에서 레이스를 펼친 일본 선수도 똑같이 지퍼를 내렸다. 레이르담과 일본 선수의 '다른그림찾기'는 속옷에 있었다. 레이르담의 경기복 안에선 나이키 로고가 새겨진 흰색 브라가 모습을 드러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따르면, 레이르담의 SNS 조회수는 1억건 이상을 기록했다.
출처=나이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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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타 레이르담 SNS 캡쳐
전문가들은 레이르담의 순수한 감정이 폭발한 그 순간이 그녀에게 수백만 달러의 수익을 안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여성 스포츠 선수 마케팅 에이전시인 브랜슬리트의 설립자이자 광고전문가 프레데리크 드 라트는 네덜란드 매체 'AD'와의 인터뷰에서 "나이키라면, 100만달러가 넘는 가치가 책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630만명에 달하는 레이르담은 자신의 SNS에 스폰서 게시물을 올릴 경우, 팔로워 한 명당 약 1센트를 번다. 경제 전문지 '쿼트'의 편집장 메인더트 슈트는 나이키를 홍보하는 인스타그램 게시물 하나당 약 7만3500달러(약 1억600만원)를 벌 수 있다고 말했다.
레이르담은 지난해 12월, 나이키와 계약을 맺었다. 그는 "'나이키 가족'이 된 건 축복이다. 나이키 선수가 되는 건 어릴 적 나의 꿈이었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라며 "나이키가 나의 길을 함께 걸어가고 싶어하는 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영광스러운 일이다. 나이키가 나의 가치를 믿어준다는 사실이 나에겐 최고의 찬사"라고 말했다. 전 세계 시청자가 지켜보는 올림픽에서 나이키 브라를 공개한 것은 '의도된 연출'이라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나이키는 공식 계정을 통해 "이렇게 빠르면 허락을 구할 필요가 없죠. 레이르담의 첫 올림픽 금메달을 축하합니다"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네덜란드 브랜드 '헤마'는 레이르담 얼굴에 화장이 번진 모습을 두고 "기쁨의 눈물에도 번지지 않는다"라고 자사 아이라이너를 '깨알 광고'했다. 레이르담은 네덜란드가 주목하는 스타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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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모든 이가 레이르담의 '세리머니'를 반긴 건 아니었다. 'AOL'에 따르면, 한 네티즌은 "내가 속옷을 노출하면 경찰에 신고당할 것"이라고 비꼬는 투로 말했다. "세상이 왜 이럴까. 마치 계획된 일처럼 보인다. 나이키 브랜딩 마케팅 담당자가 대회 전 홍보 전략을 짠 건 아닐까? 남자친구도 홍보 전문가니까"라는 반응도 나왔다. 다른 네티즌은 "나도 나이키 속옷 샀는데, 100만달러는 누가 주지?"라고 했다.
레이르담의 '남친'이자 약혼남은 유명 유튜버 복서 제이크 폴이다. 폴은 유튜브 구독자 2100만명 이상을 보유한 억만장자 인플루언서다. 레이르담은 이번 올림픽 개회식에 불참한 채 폴의 전용기를 타고 밀라노에 입국해 논란을 빚었다. 그는 평소에도 명품 플렉스를 뽐내며 '운동보다 치장에 관심이 많다'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네덜란드 프로 축구 출신이자 해설가로 활동 중인 요한 데르크센은 "레이르담은 이미 개인 전용기를 보유한 백만장자처럼 살고 있다. 그녀의 행동은 마치 디바처럼 끔찍하다. 내가 그녀의 코치였다면 절대 용납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레이르담은 점점 더 네덜란드 국민 전체가 그녀의 행동에 질려가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번 금메달은 스피드스케이팅에 대한 레이르담의 진심과 진정성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AD'는 "레이르담은 언론을 피했고, 전용기를 타고 올림픽에 참가한 것에 대해 많은 비난을 받았다. 약혼자 폴에 대한 이야기도 끊이지 않았다. 바로 이런 상황 속에서 초인적인 운동 능력을 자랑하는 레이르담이 세계적인 수준의 경기를 펼친 것은 더욱 놀라운 일이었다. 마치 "다 엿 먹어!(F*ck you)"라고 입이 아닌 스케이트로 외치는 것 같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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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르담은 대중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다. 16일 여자 500m에서 은메달을 수확한 레이르담은 감기 기운이 있다며 축하행사에 불참하더니, 남친과 밀라노 시내로 나가 명품 에르메스의 버킨백을 '충동구매'했다. 가방 가격은 3만유로(약 51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선수권대회 7회 우승자인 레이르담은 500m 경기 후 "경기를 보는 아이들이 '넌 할 수 없어'라는 말에 절대 낙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500m에선 시상대에 많이 오르지 못했기 때문에 수많은 미디어가 나에게 '그만하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올림픽 은메달을 땄다"라고 큰 울림을 남겼다. 그녀는 오랜 꿈을 이뤘다며, 다음 올림픽 출전 여부에 대해선 "쉬면서 고민하겠다"라고 말했다.
레이르담이 금메달을 따내는 모습을 '직관'한 뒤 손하트를 날린 폴은 "형언할 수가 없는 기분이다. 지금까지 경험한 어떤 것보다 좋다. 99.9%의 사람들은 그녀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레이르담의 밀라노 1호 금메달을 시작으로 금메달 6개, 은 6개, 동 1개 총 13개의 메달을 따내며 종합순위 4위를 달리고 있다. 모든 메달은 모두 스케이트 종목에서 나왔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