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2013-2014 프로배구 현대캐피탈과 LIG손해보험의 경기가 열렸다. LIG 이효동이 볼을 살려내고 있다. 천안=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LIG손해보험은 부상 중인 세터 이효동의 빠른 복귀가 절실했다. 주전 세터 권준형이 시즌 초반 슬럼프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세터놀음'인 배구에서 세터가 중심을 잡아주지 못하면, 팀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 경험 미숙이 문제였다. 문 감독은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너무 잘하려고 하다보니 보이지 않은 범실을 많이 한다. 심리적인 부담은 본인이 넘어야 할 과제다. 세터를 교체하고 싶지만 바꿀 세터도 없다"며 하소연했다.
이효동은 지난달 17일 자체훈련 중 발목 부상을 했다. 지난주 볼 훈련에 돌입했지만, 몸 상태는 100%가 아니었다. 코트 복귀는 23일 러시앤캐시전이 유력했다.
하지만 문 감독은 예상을 깼다. 17일 현대캐피탈과의 2013~2014시즌 NH농협 V-리그 원정 경기에서 7-13으로 뒤진 2세트에 이효동을 투입했다. '극약처방'이었다. 급했다. 더 이상 권준형만으로 버티기 힘들었다. 무엇보다 징크스 탈출도 필요했다. LIG손보는 2005년 프로 태동 이후 천안 원정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악연을 끊어야 했다.
이효동의 투입으로 경기 운영은 확실히 좋아진 모습이었다. 토스워크가 안정되면서 공격수들이 훨씬 공을 때리기 쉬워보였다. 또 이효동은 높이에 파괴력도 높였다. 불붙은 상대 레프트 송준호의 스파이크를 블로킹으로 잡아냈다.
하지만 '이효동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고비마다 나머지 선수들의 잦은 실수로서 스스로 무너졌다. 특히 승부를 좌우할 외국인공격수 맞대결에서 완패했다. 득점에선 밀리지 않았다. 국내 최장신(2m12) 에드가는 24득점, 현대캐피탈 아가메즈는 25득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결정력의 질에서 차이가 났다. 공격성공률(에드가 58.97%, 아가메즈(65.62%)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또 에드가는 상대 높은 블로킹(현대캐피탈 15개, LIG손보 5개)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결국 LIG손보는 세트스코어 0대3(15-25, 22-25, 21-25)으로 완패했다. LIG손보는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같은 날 열린 또 다른 남자부 경기에선 러시앤캐시가 창단 첫 승 신고를 아쉽게 다음 기회로 미뤄야했다. 러시앤캐시는 한국전력과 풀세트 접전을 펼쳤지만, 5세트 막판 집중력 저하로 세트스코어 2대3으로 석패했다. 한국전력의 외국인 공격수 밀로스는 트리플크라운(37득점, 블로킹 4개, 서브에이스 6개)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