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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병기'였다. 아무도 그의 출전을 예상하지 못했다.
이정협(23)이었다. 생소한 이름이다. 경기전 만난 박 감독의 입을 통해 이 선수가 누구인지 밝혀졌다. 박 감독은 "이정기로 입대했는데 이번에 이름을 이정협으로 바꿨다. 16명 신병 중 몸상태가 가장 빨리 올라왔다. 경기 출전도 고려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 부산에 입단해 신인 공격수로 활약했던 이정기였다.
기대가 환희로 바뀌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정협은 0-0으로 맞선 후반 16분 교체 투입됐다. 그리고 0-1로 뒤진 후반 32분 양준아의 코너킥을 감각적인 헤딩 슈팅으로 연결, 굳게 닫혔던 인천의 골문을 열었다. 상주는 이정협의 동점골에 힙입어 2대2로 경기를 마쳤다. 두 시즌만에 치른 클래식 복귀전에서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겼다.
입대로 '터닝 포인트'를 꿈꾸는 이정기의 개명은 이렇게 우연히 이뤄졌다. 이정협으로 나선 첫 경기에서 득점까지 성공했으니 개명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각오도 남달랐다. 그는 "개막 엔트리에 들었는데 출전은 생각도 못했다. 작년에는 프로 1년차라서 경기장에서 위축됐는데 군대에 왔고, 이름도 바꿨으니 많이 배워서 팀에 헌신하고 싶다"고 했다.
이정협의 활약에 박 감독도 미소를 보였다. 그는 "이근호 이상협의 수원전 출전 가능성은 반반이다. 하태균 이상호는 수원 출신이라 출전하지 못한다. 뛸 선수가 없는데 이정협이 좋은 모습을 보여줘 다행이다"라고 했다. 상주의 '비밀 병기' 이정협이 새 이름을 달고 화려한 비상을 시작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