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2014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은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이 맞는 18번째 챔프전이다. 신 감독은 "역대 가장 힘든 챔프전을 치르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대 고민은 '서브 리시브'였다. 우황청심환까지 먹고 생애 첫 V-리그 챔프전을 치르는 리베로 이강주와 레프트 고준용의 자신감 부족에 안타까워했다. 1일 챔프전 3차전을 앞두고도 불안함을 얘기했다. 신 감독은 "올시즌 챔프전은 여느 챔프전과 다르다. 석진욱이 은퇴하고, 여오현이 이적하면서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고 있다. 이선규가 와서 블로킹은 앞서고 있다. 그러나 지난시즌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달리 방법이 없었다. 레프트는 고준용이 흔들릴 경우 류윤식으로 메울 수 있었다. 그러나 리베로는 이강주를 대체할 만한 자원이 부족했다. 백업 김강녕이 있지만, 불안함은 더 했다. 신 감독은 "생각보다는 못하고 있지만 마음을 편안하게 해줘야 한다. 너무 여오현의 공백을 메우려는 심적 부담감을 지려고 하다보니 안타깝다. 그래도 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다. 결국 정공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믿음'을 강조했다. 신 감독은 "선수들을 믿고 경기할 수밖에 없다. '똘똘 뭉치면서 하자'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이강주가 느끼는 부담을 믿음으로 분산시키는 방법을 택했다.
신 감독의 묘수가 통했다. 삼성화재는 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남자부 챔프전 3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대0(25-23, 25-18, 25-21)으로 제압했다. 삼성화재는 2승1패를 기록, 5전3선승제인 챔프전에서 1승만 추가하면 7시즌 연속 챔프전 우승을 차지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승부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리베로 이강주가 펄펄 날았다. 이강주는 현대캐피탈의 강서브를 안정적으로 받아 세터 유광우에게 전달했다. 기존 흔들리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3차전 서브 리시브 성공률은 54.84%였다.
송전초-인창중-인창고 때까지 공격수로 활약하던 이강주는 경기대에 입학하면서 리베로로 전향했다. 다소 늦게 포지션을 변경한 이강주는 2011년 드림식스 유니폼을 입은 뒤 올시즌 '명문' 삼성화재로 둥지를 옮겼다.
경기가 끝난 뒤 이강주는 "그동안 많이 흔들려서 미안했다. 오늘 경기는 최대한 실수없이 즐기자는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강주는 "감독님께서 많이 주문을 해주셨다. 특히 리시브할 때 너무 자세를 낮추지 말고 위에서 하라고 하셨다. 노력했는데 그게 먹힌 것 같다"며 웃었다. 깜찍한 우승 소원도 공개했다. 이강주는 "우승이 확정되면, 감독님께 안겨보고 싶었다. 믿음을 못드려서 죄송했는데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으니 우승한 뒤 감독님께서 안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