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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남자부 순위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시즌 막판 외국인 선수들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대한항공 산체스는 허리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해 팀은 연패에 빠져 있다. 안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1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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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V리그가 막판으로 흘러가고 있다.
남자부 순위 싸움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선두 뿐만 아니라 3위 경쟁도 안갯속이다. 승점 차이가 크지 않아 한 경기 결과에 순위가 뒤바뀌는 형국이다. 정규시즌 우승은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이 끝까지 혈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오프 진출권이 걸린 3위 자리를 놓고선 한국전력, 대한항공, 현대캐피탈이 박빙 승부를 펼칠 듯 하다. 9일 현재 3위인 한국전력과 4위인 대한항공의 승점 차이는 1점이다. 이런 분위기로 끝까지 갈 경우엔 준플레이오프(3, 4위 팀의 승점차이가 3점 이내일때 단판 승부)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막판 순위 싸움에 영향을 미칠 가장 큰 요소는 무엇일까. 감독들은 하나같이 외국인 선수를 꼽는다. 5라운드를 넘기면서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끼고 있다. 특히 공격수들은 더 하다. 점유율이나 성공률이 시즌 초중반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다. 이렇다보니 확률 높은 배구를 할 수 밖에 없다. 시즌 말미에 접어들수록 대부분의 팀들이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이유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시즌 막판에 공격력이 외국인 선수에게 집중될 수 밖에 없다"며 "지금부터는 에이스 싸움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과연 에이스, 즉 외국인 선수의 능력치를 고려했을 때 가장 유리한 팀은 어디일까. 삼성화재의 레오, OK저축은행 시몬, 한국전력 쥬리치 등은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대한항공의 산체스와 현대캐피탈의 케빈이다. 산체스는 지난 5일 OK저축은행과의 경기 도중 허리를 삐끗했다. 2년전 수술을 받은 부위다. 지난 시즌에도 같은 부위 통증으로 고생했다. 8일 현대캐피탈전엔 아예 데려오지도 않았다.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한 배려였다. 그러나 허리 통증이 고질병인만큼 이전과 같은 파워 넘치는 스파이크를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대캐피탈의 케빈은 요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라이트 공격수인 케빈은 속공 능력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케빈은 8일 대한항공전에서 56.25%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했다. 국내 무대에서 기록한 한 경기 최고 공격성공률이다. 케빈의 시즌 평균 공격성공률은 43.94%에 불과하다. 케빈은 이날 7차례 속공을 시도해 5번 성공(71.43%)했다. 그는 퀵 오픈(2번 시도 1번 성공)과 시간차 공격(3번 시도 2번 성공)도 시도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득점을 올렸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의 파격적인 전술이다. 김 감독은 5라운드 시작과 함께 케빈을 경기 중 센터로 이동하는 실험을 했다. 프랑스 대표팀에서 센터로 활약한 케빈은 센터 자리에서 더 편안해 보였다. 그러나 케빈이 센터로 이동하면 라이트 자리에 공백이 생기는 문제점을 발견했다. 케빈의 변신에 팀 운명을 맡긴 셈이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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