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배구인 자선 골프대회'가 29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마이다스 골프&리조트에서 열렸다. 2013년 프로배구 10주년 행사로 첫 발을 뗀 배구인 자선 골프대회는 올해 3회째를 맞았다. 스포츠조선이 주최하고 2014-2015시즌 프로배구 우승팀인 OK저축은행과 IBK기업은행이 후원하는 이번 대회에는 전 현직 배구 사령탑, 은퇴한 배구 스타들, 구단 및 연맹, 스폰서 관계자 등이 모여 평소 갈고 닦은 골프 실력을 겨루게 된다. 김세진 감독이 힘차게 티샷을 날리고 있다. 이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잘 안맞어(웃음)."
전반 9홀을 돈 뒤 그늘집에 들어선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41)이 엄살을 부렸다. 7번 아이언으로 200m를 날리는 출중한 골프 실력을 갖췄지만, 선배 감독들과 한 조에서 플레이를 펼친 탓에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화려한 골프 셔츠에 대해서는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우승한 뒤 구단에서 보내준 하와이 여행 때 최 윤 회장님께서 잘 어울린다고 사주셨죠. 그래서 셔츠에 OK저축은행 엠블럼을 달았어요."
신치용 전 감독(현 제일기획 스포츠단 총괄 부사장)의 뒤를 이어 삼성화재를 이끌고 있는 임도헌 감독(43)은 수줍은 웃음만 지었다. "잘 치진 못하고, 멀리만 치고 있다."
김종민 대한항공 감독(41)은 "연습을 안하니 매번 똑같다"며 푸념을 들어놓았다. KB손해보험 초대 사령탑에 오른 강성형 감독도 "나는 그냥 참가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새 시즌 돌풍을 예고하고 있는 40대 사령탑을 비롯해 배구인들이 비시즌 기간 한 자리에 모여 우정을 다졌다. 배구인 자선 골프대회가 29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마이다스 골프&리조트에서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2013년 프로배구 10주년 행사로 첫 발을 뗀 배구인 자선 골프대회는 올해 3회째를 맞았다. 단순한 골프 행사에 그치지 않았다. 대회에 참가한 배구인들이 유소년 배구 발전을 위해 소정의 자선 기금을 마련했다.
이날 배구인들은 골프로 친선을 도모했지만, 강한 승부욕은 숨길 수 없었다. 특히 42인치 TV를 비롯해 제주 왕복 항공권, 50만원 상당의 여행 상품권, 인터콘티넨탈 호텔 뷔페 식사권, 최신형 드라이버 등 푸짐한 시상품이 걸려있던 만큼 내심 상품 획득을 바라는 눈치였다.
최고 장타자는 임도헌 감독이 선정됐다. 255m의 호쾌한 드라이버샷을 선보였다. 뒷이야기가 재미있다. 사실 2m에 가까운 장신인 김세진 감독이 280m의 프로 못지 않은 장타를 뽐냈다. 하지만 김 감독이 숨겨진 12개 홀에 개인 핸디캡을 부과해 순위를 매기는 '신페리오 방식'으로 준우승을 차지하는 바람에 두 번째로 장타를 기록한 임 감독에게 수상의 영광이 돌아갔다. 니어리스트는 강만수 전 우리카드 감독이 차지했다. 홀컵 1.5m에 붙이면서 싱글 골퍼다운 실력을 발휘했다.
실타수 기준인 메달리스트의 영예는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이 안았다. 그로스 스코어 72타를 기록했다. 신 감독은 42인치 TV를 부상으로 받아 부러움을 샀다. 신페리오 우승은 김찬호 경희대 감독에게 돌아갔다. 김 감독은 그로스 스코어 85타, 네트 스코어 70.6타의 스코어 카드를 작성했다. 김 감독은 "집에서 나오기 전 아내에게 받은 뽀뽀가 행운을 가져다준 것 같다"며 웃었다. 김 감독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시상품 운도 좋다. 지난해 대회 때는 제주도 왕복 항공권을 획득한 바 있다.
이번 대회가 벌어진 마이다스 골프&리조트는 배구인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배구인들은 "코스가 너무 재미있었다. 골프장도 잘 갖춰져 있어 다음에도 마이다스에서 대회가 열렸으면 좋겠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