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타' 그로저 출격, 적응이 필요했던 V리그 데뷔전

기사입력 2015-10-20 21:11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은 20일 현대캐피탈전을 2연패 부진에서 벗어날 터닝포인트로 잡았다. '괴물' 레오(쿠바) 대신 품은 '독일 폭격기' 게오르기 그로저가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첫 출격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로저는 유럽피언챔피언십 출전으로 독일국가대표팀에 차출, 16일 비자를 받고 17일 한국 땅을 밟았다. '월드스타'에 대한 기대는 높았다. 2m의 그로저는 2008~2009시즌, 2009~2010시즌 독일리그에서 소속팀 프리드리히사펜을 챔피언십 우승으로 이끌었다. 2009년에는 독일대표팀의 유럽리그 우승에도 일조했다. 뿐만 아니라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폴란드리그와 러시아리그에서 3시즌 연속 팀의 챔피언십 우승에 일조했다. 3m75의 높이에서 내리꽂는 스파이크 서브는 유럽에서도 정평이 나 있었다.

그로저는 18일 가볍게 몸을 푼 뒤 19일 세터 유광우와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추고 라이벌 현대캐피탈전에 나섰다. 시차 적응이 관건이었지만, 임 감독은 경기력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드디어 그로저의 기량이 공개됐다. 출발은 좋았다. 3-1로 앞선 상황에서 첫 득점에 성공했다. 파워로 상대 블로킹을 뚫었다. 기대를 모은 강서브도 곧바로 위력을 발휘했다. 4-1로 앞선 상황에서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가 코트에 내리꽂혔다.

하지만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세터와의 호흡이었다. 삼성화재 리시브 라인이 흔들리면서 세터의 토스가 들쭉날쭉하자 높은 타점을 살리지 못했다. 또 현대캐피탈 선수와 오레올의 높은 블로킹에도 적응이 필요해 보였다. 블로킹을 피하려다 범실이 늘어났다. 1세트에는 서브 에이스 2개를 포함해 8득점을 올렸지만, 범실이 무려 5개나 나왔다.

그로저는 2세트에서도 공격성공률이 30%로 떨어졌다. 결국 그로저는 11-20으로 뒤진 상황에서 라이트 김명진으로 교체됐다. 그로저가 적응해야 할 또 한 가지는 높은 공격 점유율이다. 유럽배구는 소위 '몰빵'이 없지만 한국 배구, 특히 삼성화재에선 레오가 책임졌던 50%대 후반의 공격점유율을 성공시켜야 하는 부담을 극복해야 한다.

그로저의 부진과 맞물려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과의 라이벌전에서 세트스코어 0대3으로 패했다. 3연패 수렁에 빠졌다. 반면, 문성민과 오레올이 40득점을 합작한 현대캐피탈은 '스피드 배구'로 시즌 2승을 챙겼다.

한편, 같은 날 열린 여자부 경기에선 IBK기업은행이 KGC인삼공사를 세트스코어 3대1로 꺾고 시즌 2승을 따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2015~2016시즌 NH농협 V리그 전적(20일)

남자부

현대캐피탈(2승2패) 3-1 삼성화재(3패)

여자부

IBK기업은행(2승1패) 3-1 KGC인삼공사(2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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