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연승' 한국배구사 바꾼 현캐, 최태웅 감독의 눈물 은퇴식

기사입력 2016-03-06 17:07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의 2015-2016 프로배구 경기가 6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렸다. 현대캐피탈이 3대0으로 승리했다. 18연승 기록 달성 플래카드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현대캐피탈 선수들의 모습.
일찌감치 리그 1위를 확정지은 현대캐피탈은 오늘 경기에서 승리하며 지난 2005-2006, 2006-2007 두 시즌에 걸쳐 삼성화재가 기록한 V리그 최다 연승인 17연승을 넘는 18연승을 기록해 새로운 역사를 썼다.
천안=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3.06/

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2015~2016시즌 NH농협 V리그 6라운드. 현대캐피탈의 완승으로 한국배구사가 뒤바뀌자 경기장 천장에서 대형 통천이 펼쳐졌다. '프로배구 최초 18연승 달성'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승리의 기쁨을 만끽한 천안 팬들의 환호성은 더 크게 울려퍼졌다.

현대캐피탈이 V리그 신화를 창조했다. 역대 통산 최다 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삼성화재가 2006년 2월 2일(2005~2006시즌)부터 2006년12월 31일(2006-2007시즌)까지 이뤘던 연승수를 '17'에서 '18'로 바꿨다. 올 시즌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달성한 기록이라 짜릿함은 배가 됐다.

경기장에는 '위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이 흘렀다. 팬들은 형형색색의 풍선을 흔들며 우승 세리머리를 더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어 선수들은 자신들이 창조한 기록을 가리키는 등 다양한 포즈로 사진촬영에 임했다. 그리고 7년 만의 우승을 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정태영 현대캐피탈 구단주가 나타났다. 정 구단주는 선수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선수들은 정 구단주를 헹가래치며 고마움을 전했다.

최 감독은 "이번 시즌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전반기에 3연패할 때였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고 지금의 결과와 믿음을 쌓일 수 있도록 문성민 여오현 등 고참 선수들이 제 몫을 해줬다"고 밝혔다. 또 "그 동안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코트에서 실력발휘를 못했다. 주위의 눈치를 보고 위축되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내가 기준을 잡고 그 안에서 선수들이 자유롭게 경기할 수 있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고정관념을 깨는 것, 바로 긍정의 힘이 우승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의 2015-2016 프로배구 경기가 6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렸다. 현대캐피탈이 3대0으로 승리하며 프로배구 최초 18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경기 종료 후 진행된 최태웅 감독의 선수 은퇴식에서 최태웅 감독이 부모님의 축하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천안=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3.06/
갑자기 경기장 내 노래가 바뀌었다. 밴드 딕펑스의 '같은 심장으로'라는 잔잔한 음악이 흘렀다. 그러자 또 하나의 이벤트가 열렸다. 최 감독의 선수 은퇴식이었다. 최 감독은 지난해 4월 선수에서 곧바로 감독이 되면서 은퇴식을 갖지 못했다. 이날 최 감독의 은퇴식은 '007 작전'을 방불케 했다. 경기 당일까지도 프런트는 은퇴식을 최 감독에게 비밀에 부쳤다. 깜짝 놀란 최 감독의 복받친 감정은 가족이 등장하자 폭발했다. 아버지(최만호씨)와 어머니 그리고 아내(조재영씨)와 둘째 아들이 나와 은퇴식을 축하해주자 최 감독의 눈에선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최 감독은 "나는 불효자다. 내 일만 좋아해서 부모님께 잘 해드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배구를 시작한 이후 지난 시즌 안산에서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다.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뭔가 해주고 싶었는데 경기장에서 내 역할을 잘 못하다보니 풀데가 없어서 화장실에서 눈물을 쏟았다"고 말했다.

깜짝 선수 은퇴식의 하이라이트는 최 감독의 마지막 '토스'였다. 리베로 여오현의 리시브를 최 감독이 토스로 연결, '캡틴' 문성민을 비롯해 윤봉우 플레잉코치와 오레올이 강력한 스파이크를 날리며 은퇴식을 마무리했다.

5073명의 구름 관중이 몰린 천안 유관순체육관에는 환희와 감동이 물결쳤다.

천안=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의 2015-2016 프로배구 경기가 6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렸다. 현대캐피탈이 3대0으로 승리하며 프로배구 최초 18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경기 종료 후 진행된 최태웅 감독의 선수 은퇴식에서 최태웅 감독이 문성민에게 토스를 올려주며 감격의 포옹을 나누고 있다.
천안=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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