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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의 얼굴에 드디어 웃음꽃이 피었다. 지난 6일 정규리그 18연승 이후 보름여 만에 맛본 웃음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최 감독은 "상대가 정말 잘한다. 우리도 어렵게 1승을 했다. 우리도 잘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뒷심이 생기지 않았나"라며 웃었다. 이어 "1, 2차전보다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다. 순간순간 흔들렸지만 18연승할 때 힘이 나오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가장 큰 소득은 세터 노재욱의 부활이었다. 노재욱은 대반전의 키를 쥐고 있었다. 그의 안정된 토스에 현대캐피탈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최 감독이 본 희망이 그대로 코트에서 드러났다. 챔프전 1, 2차전에서 심리적인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했던 세터 노재욱이 살아났다. 경기 초반 다소 불안하긴 했지만 세트를 거듭할수록 공격수들과 찰떡호흡을 보였다. 어이없는 범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신영석의 부상 투혼도 현대캐피탈의 승리 원동력이었다. 최 감독은 "영석이가 잘 하긴 했는데 확실히 점프가 안된다. 24일에도 선수가 출전을 강력히 요청하면 엔트리 포함을 고려해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감독은 "영석이가 출전 요청을 안했으면 이날 엔트리에서 뺐을 것이다. 엔트리에서 빠진다는 소리를 듣고 자발적으로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올 시즌 코치 경력없이 사령탑을 맡은 초짜감독이지만 수많은 전략을 가진 전략가였다. 우선 1, 2차전에서 상대 서브 타깃이 된 오레올과 박주형의 위치를 바꿨다. 최 감독은 "리시브를 할 수 있는 주 포지션을 오레올에게 맡겼다. 그리고 옆에서 여오현이 커버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레올은 박주형과 여오현 덕분에 안정적인 서브 리시브를 보였다.
또 다른 전략도 먹혀 들었다. 바로 시몬의 체력 저하를 노렸다. 최 감독은 "플레이오프 때 시몬이 공을 많이 때리자 시간이 갈수록 처지더라. 그래서 이날도 시몬에게 공을 몰자고 주문했다. 그리고 명근이를 막자고 했다. 그 점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안산=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