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남자부 트라이아웃, 첫 날 반응은 '갸우뚱'

기사입력 2016-05-11 21:38


11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트라이아웃에서 외국인선수들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인천=임정택 기자

"영상하고는 많이 다른데…."

11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V리그 7팀 사령탑들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남자부 트라이아웃은 올해 최초로 도입됐다. 불만도 많고 우려도 많았다. 시몬, 오레올 등 지난 시즌 활약한 특급 외국인선수들로 인해 눈높이가 한껏 높아진 상황. 과연 그만한 선수를 트라이아웃을 통해 발견할 수 있을까. 몇몇 구단들은 '투자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됐다'며 성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과도한 몸값 거품을 없애겠다'는 한국배구연맹(KOVO)의 의지는 확고했다.

그렇게 서막이 올랐다. 하지만 시작부터 삐그덕거렸다. 당초 24명이 코트를 밟기로 했다. 하지만 실제론 1명이 빠진 23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캐나다 국적 툰 판 란켈펠트가 빠졌다. KOVO 관계자는 "기존 참가선수 1명이 중도에 빠져 후순위인 란켈펠트가 (급히) 추가됐다. 한국에 입국했고 2일차부터 트라이아웃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4개조로 나뉘어 팀당 4경기씩 치렀다. 세터와 리베로 포지션은 한국 선수들로 구성했다. 뚜껑을 열었지만 기대 이하였다. 예상됐던 결과. 트라이아웃 도입으로 선수 연봉 상한선은 30만달러(약 3억5000만원)로 묶였다. 당연히 최고 수준 선수들은 지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준척급 명성의 선수들은 명단에 있었다. 자국 대표팀 출신들도 제법 있었다. '혹시나' 하는 기대가 있었던 것도 사실. 시차와 코트 적응, 의사소통 등의 변수 때문일까. 눈에 '확' 띄는 선수가 없었다. 경기를 지켜본 한 감독은 "몇몇 선수는 전혀 준비가 안된 것 같다"고 혹평했을 정도.


전반적 실망 분위기 속에서도 그나마 눈길을 끈 선수들이 있었다. 2012~2013시즌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던 미차 가스파리니(32·슬로베니아)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영상하고 기량 차이가 큰 선수들이 있다. 그나마 가스파리니가 눈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도 "영상보다 현저히 떨어진다. 2~3명을 제외하고 괜찮은 선수들이 안 보인다"고 밝혔다.

당초 1순위로 참가한 스티븐 모랄레스(24·푸에르토리코)의 기량이 최대 관심사였다. 모랄레스는 구단들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참가자다. 하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1순위 선수가 팀을 못 구할 수도 있겠는데…"라는 목소리까지 들렸다. 해프닝도 있었다. KOVO에 제출된 모랄레스의 신장은 2m. 그런데 실제 측정결과는 1m92였다. 상당히 큰 차이다. 실망감이 클 수 밖에 없었다.

각 팀 사령탑에게 1차 눈도장을 찍은 선수들도 있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2번 아르투르 우드리스가 괜찮아 보인다"며 "6번 다니엘 갈리치도 잘 했다"고 말했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오히려 20번 히메네스가 점프도 좋고 타점도 좋았다"고 말했다.


이제 이틀 남았다. 13일 최종 드래프트가 열린다. 반전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과 강성형 KB손해보험 감독은 "기대에 못 미치지만 내일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모았다. 다른 사령탑의 마음도 마찬가지. 물음표를 가득 남긴 트라이아웃 첫 날 풍경이었다.


인천=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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