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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헹가래 오랜만에 받아보는데... 선수들이 잘해주면 또 받을 수도 있겠죠."
경기 뒤 신 감독은 "헹가래를 오랜만에 받아본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대회 시작 전만 해도 한국전력의 활약에 주목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한국전력은 그동안 V리그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며 하위권을 맴돌았다. KOVO컵과도 인연이 없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처음으로 KOVO컵에서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기세가 오른 한국전력은 결승에서도 매서운 손끝을 자랑하며 창단 첫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다크호스로 분류됐던 한국전력이 새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르는 순간이기도 했다.
신 감독은 "우리 팀이 '우승후보'라는 말을 들었다. 아이러니 하다"며 "한국전력에서 데뷔한 선수는 서재덕(27) 전광인 오재성(24)에 불과하다. 강민웅 전진용(28)은 다른 팀에서 후보 선수로 있다가 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터 강민웅과 센터 전진용은 지난 시즌 중반 트레이드를 통해 한국전력의 유니폼을 입었다. 새 시즌을 앞두고 합류한 윤봉우(34)는 은퇴 뒤 복귀를 선언한 선수다. 그러나 '공포의 외인구단'을 만든 신 감독은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놓지 않았다.
신 감독은 "4년째 한국전력을 맡고 있다. 배구는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다른 팀과 비교해 부족한 부분은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선수 구성이 좋은 것 같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이번 대회에서 확인했든 세터 강민웅은 이전보다 한층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고 있다. 부상에서 돌아온 전광인은 건강한 몸 상태로 공격에 앞장선다. 이적생 윤봉우는 노련미를 앞세워 중앙을 든든히 지킨다. 신 감독의 말처럼 한국전력의 쳇바퀴는 딱딱 맞아 떨어지고 있다.
물론 방심은 없다. 신 감독은 시즌 중 발생할지 모르는 전력 이탈에도 대비 중이다. 그는 "서재덕이 흔들리면 주상용이 제 몫을 해줘야 한다. 그러나 주상용(34)은 긴장하면 제대로 하지 못한다"며 "만약을 대비해 전광인도 수비리시브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약을 노리는 한국전력의 새 시즌은 벌써 힘찬 첫 발을 내디뎠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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