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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성적으로 평가받는 자리다.
여기에 이란전 종료 후엔 '선수 비교 논란'을 빚어 팀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했다. 12일 부랴부랴 해명했지만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었다고 하지만, 상처가 완전히 아물었지는 의문이다. 중심을 잡아야 할 감독이 오히려 혼란을 초래한 셈.
상황이 이러하니 '경질설'까지 흘러나오는 것은 당연지사다. 한걸음 더 나아가 다음달 1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5차전이 슈틸리케 감독의 고별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1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진행된 귀국 기자회견에서 경질설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내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며 "대한축구협회가 최근 12년 동안 몇 명의 감독을 선임했는지 아는가"라고 반문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총 10명"이라고 답을 내놓은 뒤 "감독 교체를 위해선 다양한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K리그 발전, 선수발전, 교체로 인해 무엇을 얻고 어떻게 변할 것인지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슈틸리케 감독은 이란전 직후 기자회견에선 패배 원인으로 '유소년 시스템'을 거론한 바 있다.
선수단을 이끌며 최선의 성적을 내야 할 감독이 자신의 거취에 대해 협회에 훈수를 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감독의 권한을 지나치게 넓게 해석하는 건 아닐까. 아니면 자신이 감독 이상의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유야 어떻든 '울리 슈틸리케'는 현장을 이끄는 감독이다. 행정가가 아니다. 본연의 임무가 있다. 하루 빨리 착각에서 벗어나 우즈베키스탄전 준비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그가 당장 착수해야할 최우선 과제다.
인천공항=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