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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정말 배구가 하고 싶었어요."
2년 만이다. 수원 권선구청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던 박철우는 지난 27일 복귀를 명받았다. 한국 배구를 대표하는 '에이스'의 복귀는 팬들을 설레게 한다.
박철우 역시 마찬가지.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정말 기대가 컸다. 2년이란 시간 동안 준비도 많이 했다. 뭔가 더 설레는 기분"이라며 "자신감을 갖고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 나올 것으로 본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는 "첫째 소율이가 벌써 네 살이 됐다. 내가 배구선수라는 것을 잘 안다"며 "근무 마치고 훈련을 하러 나갈 때면 '아빠, 운동 열심히 하고 와!' 응원해줬다. 아이들이 내게는 큰 힘이다. 두 아이가 내게 양 날개가 돼 줄 것 같다"고 웃었다.
실제 인터뷰 내내 첫째 소율이는 아빠 옆에서 잠시도 떨어지지 않았다. 박철우는 소율이의 끝없는 애교 세례 속에 행복하게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우승 청부사… "목표는 무조건 우승"
아이들의 든든한 응원 속에 복귀를 준비 중인 박철우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훈련에 임했다. 그는 "많은 것이 변했다. 감독님도 바뀌고 선수단 구성도 달라졌다. 외국인 선수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다. 박철우가 떠나있던 지난 2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창단부터 삼성화재를 이끌었던 신치용 전 감독은 단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빈자리는 임도헌 감독이 채우고 있다. 또한 고희진 등 주축으로 뛰던 선수 일부가 은퇴 등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무엇보다 팀 상황이 바뀌었다. '철옹성' 같던 삼성화재 왕국, 지금은 없다. V리그 출범 이후 매년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던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처음으로 봄 배구 무대를 밟지 못했다.
박철우는 "늘 같은 멤버로 배구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지금 있는 멤버가 최고"라며 "내가 돌아왔다고 해서 한순간에 바뀌는 것은 없다. 다만 밖에서 배구를 보면서 팀에 들어가면 에너지를 뿜어내는 선수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경기에 들어간다면 예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준비는 마쳤다.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체력을 다졌다. 어깨와 무릎 보강 훈련을 통해 부상도 치료했다.
그는 "군에서 돌아온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봤다.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배구 코트에서 정말 뛰고 싶었다는 점"이라며 "팀 분위기를 바꾸는데 힘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선수들이 어려운 순간 흔들리지 않도록 정신적인 면에서도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생각해보니 프로에 입문한 뒤 매년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았다"며 "무조건 우승할 수 있도록 선수들과 힘을 합쳐서 잘 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그는 현대캐피탈 소속으로 두 차례,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네 차례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한층 단단해진 자타공인 '우승청부사' 박철우는 다음달 2일 대한항공과의 경기부터 출격 대기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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