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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나면 선두가 바뀐다. 2016~2017시즌 프로배구 남자부의 모습이다.
트라이아웃을 통해 뽑힌 외국인 공격수에 대한 얘기를 먼저 할 수밖에 없다. V리그는 지난 2005년 태동 이후 외인 공격수에 대한 공격 의존도가 심했다. 소위 '몰빵 배구'가 대세였다. 외국인 공격수만 잘 데려오면 한 해 농사를 잘 지을 수 있었다. 한국배구연맹은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장치로 트라이아웃을 도입했다. 그러나 팀 색깔은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몰빵 배구'는 계속되고 있다. 한국전력과 현대캐피탈 정도를 제외하고 삼성화재, 우리카드, KB손해보험 등 나머지 팀들은 여전히 외국인 공격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역대 세계적인 외인 공격수들에 비해 기량이 떨어지는 트라이아웃 외인들이라도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크다는 얘기다. OK저축은행의 부진이 좋은 예다. 로버트 랜디 시몬이 빠지자 성적이 곤두박질 치고 있다. 새 외인 공격수 마르코는 시몬의 빈 자리를 10%도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
'토종 거포'들의 활약도 팀 성적에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전광인의 한국전력, 문성민의 현대캐피탈, 최홍석의 우리카드, 김학민의 대한항공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외인들의 기량이 떨어지기 때문에 국내 선수들의 조직력과 기량이 중요한 시즌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어느 정도는 맞아 떨어지고 있다.
V리그 5강체제의 균열은 언제 이뤄질까. 오리무중의 선두판도가 길게 이어지면서 프로배구 남자부가 점점 더 흥미로워지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