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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41)은 선수 탓을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지난 25일 대한항공과의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캡틴' 문성민(31)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작심발언이었다. "현대캐피탈이 중요한 경기에서 패해 결국 좌절했던 이유 중 하나가 문성민이 그 중요한 경기에서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 팀이나 문성민의 배구 인생을 위해서라도 꼭 극복해야 할 문제다."
결국 코트에서 결과를 만들어내야 할 문성민이었다. 스스로 알에서 깨고 나와야 했다.
출발은 쉽지 않았다. 1차전 부진이 계속되는 듯 했다. 1세트부터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절반 이상의 공이 자신에게 편중됐다. 그러나 문성민의 공격은 아웃이 되고 대한항공의 높은 블로킹에 막히기 일쑤였다. 1세트 공격성공률은 33.33%에 불과했다. 2세트에선 5득점에 그쳤다.
문성민이 부활했다. 현대캐피탈도 극적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날 두 세트를 먼저 내주고도 내리 3세트를 따내며 세트스코어 3대2로 승리했다. 역대급 명승부의 드라마는 문성민의 강한 책임감에서 비롯됐다.
인천=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