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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배구는 2017년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에서 소위 '대박'을 쳤다. 월드리그 예선에서 5승을 달성했다. 지난 1995년 이후 22년 만의 쾌거였다. 대표팀을 제 모습으로 되돌려놓은 이는 김호철 감독(62)이었다.
냉정하게 얘기하면 올림픽 출전 확률은 '제로'다. 한국 남자배구는 2015년 아시아선수권때도 조별리그를 잘 통과한 뒤 토너먼트에서 무너져 7위로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상황은 암울하지만 선수들의 몸 상태만 좋으면 그래도 부딪혀 볼 만했다. 그러나 선수들의 몸은 대부분 고장난 상태다. 센터 박상하(삼성화재)와 이선규(KB손해보험)가 부상으로 낙마했다. 또 전광인 서재덕(이상 한국전력) 송명근(OK저축은행) 나경복(우리카드)도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여기에 기존 센터 신영석(현대캐피탈)도 양쪽 무릎이 좋지 않고 새로 발탁된 진상헌(대한항공)도 치료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센터 없이 훈련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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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한 현실이다. 어느 대표팀 감독이든 매 국제대회에 나설 때마다 프로 팀의 눈치를 봐야 하는 시스템은 대한배구협회와 한국배구연맹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시스템이 기본적으로 문제지만 태극마크의 가치를 대하는 선수들의 자세도 바뀌어야 한다. 아무리 프로가 돈으로 말하는 세계라고 하지만 국가를 대표하는 것은 돈을 뛰어넘는 가치를 지닌다. 이 가치 속에는 희생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런 면에서 김 감독의 근심을 한층 덜어준 현대캐피탈의 적잖은 희생이 배구계에 던지는 메시지가 작지 않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