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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닿는 데 까지 계속 뛰어오를거에요."
용수철 같은 전광인의 탄력은 타고난 도약력에 노력이 덧씌워진 결과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능력이 조금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선수 생활을 하면서 훈련을 통해 더 강화된 것 같다."
전광인의 키는 1m94다. 런닝 점프를 했을 때 그의 눈 높이는 약 3m에 달한다. 날개를 펼친 전광인의 시야엔 어떤 풍경이 들어올까. "컨디션 좋을 땐 뭐랄까, 상대 블로커 손이 조금 아래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상대 수비의 위치까지 어느 정도 파악할 수도 있다." 놀라운 체공력이다. 높이 뛰어올라 타격할 공에 집중하는 동시에 블로킹 벽과 그 너머에 있는 수비 위치까지 본다는 얘기다. 정작 당사자는 부끄러워한다. "진짜 컨디션 좋을 때만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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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도 그의 역할이다. 전광인은 한국전력의 주 득점원이다. 양 어깨에 '주장-에이스의 무게'를 짊어졌다. 그래도 웃는다. "그만큼 내가 믿음을 얻고 있다는 생각이다. 심적 부담이 짓누를 때가 있지만, 내 점프는 절대 눌리지 않는다."
이제는 아예 몸의 일부처럼 고질이 된 지긋지긋한 무릎, 발목 통증도 전광인의 도약을 막을 수 없다. 전광인은 "2년 전 대표팀서 훈련할 때부터 왼 무릎 연골에 이상이 생겼다. 그 때부터 계속 도움닫기 할 때와 착지 할 때 통증이 있다"며 "왼 무릎 뿐 아니라 왼 발목에도 통증을 느끼지만 다른 모든 선수들처럼 나 역시 통증을 이겨내고 점프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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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인의 어깨를 짓누르는 게 하나 더 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이다. 한국전력은 시즌 개막 전 세터 강민웅을 잃었다. 그리고 지난달엔 서재덕도 쓰러졌다. 책임감이 더 커졌다. 그는 김철수 감독에게 직접 요청해 리시브에 적극 가담하고 있다. "(서)재덕 형의 공백이 크지만 모든 선수들이 조금씩 희생하면 완벽히는 아니지만 그래도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전광인이 매순간 떠올리는 글귀가 있다.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전광인은 "그간 경기할 때 흥분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것 때문에 그르치는 경기도 있었다"며 "나도 나이를 먹고 있고 이젠 팀의 주장이다. 내 부족함으로 팀 발목 잡는 일은 절대 없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