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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는 DTD? 권순찬 감독 "절대 아냐!"

기사입력 2017-12-14 20:48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DTD요? 잘 알죠. 그런데 우리 팀은 아니에요."

동장군의 기세가 등등하다. 한반도를 강타하는 맹추위. 그 속에서도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의 떨림은 유독 심하다. 더 자세히 말하면 KB손해보험이 떨린다기 보다는, 그 팀을 바라보는 시선이 차가워졌다.

시작은 뜨거웠다. KB손해보험은 예년과는 다른 모습으로 V리그 남자부 상위권 구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에이스'로 떠오르는 이강원, '외국인 주포' 알렉스, 여기에 '겁 없는 세터' 황택의까지. 이 모든 요소를 적절히 버무리는 권순찬 감독의 지도력이 더해져, KB손해보험은 '다크호스 그 이상의 팀'으로 거듭나는 듯 했다.

시즌 초반의 기세보단 다소 시들해졌지만, 사실 지금도 그리 나쁜 상황은 아니다. 승점 23점으로 4위. 대한항공(3위·승점 24)과의 격차는 단 1점. 2위 현대캐피탈(승점 28)과도 5점 차이다. 압도적인 거리는 아니다.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하지만 그럼에도 KB손해보험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은 꽤나 냉랭해졌다. '이제 KB손해보험의 거품이 꺼지는 구나.' '그럼 그렇지. KB손해보험은 다시 내려갈거야.' 일명 DTD(Down Team is Down·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다.

DTD. 참 재미있는 표현이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태어난 것으로, 내려갈 팀은 어떻게든 내려간다는 의미다. 지금 KB손해보험을 바라보는 세상의 눈은 바로 이 'DTD의 안경'을 끼고 있다.

세심하고 섬세한 성격의 권 감독이 이를 모를 리 없다. 14일 오전 권 감독은 선수단과 함께 대전행 버스에 있었다. 15일 삼성화재와의 일전을 앞두고 있다. 선수단 버스에서 전화를 받은 권 감독은 선수들의 기를 세워주려는 듯

"DTD요? 잘 알죠. 그런데 우리 팀은 아니에요"라고 힘차게 말했다. 그리고 호탕하게 웃으며 한 마디 덧붙였다. "왜 우리 팀이 그런 평가를 받는지 모르겠네."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자신하는 이유가 있다. 권 감독은 피부로 팀의 변화를 느끼고 있다. 그는 "솔직히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위기 상황에서 선수들이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반대로 경기가 잘 풀릴 땐 너무 일찍 승리감에 젖어 방심할 때도 있었다"며 "그러나 올 시즌은 그렇지 않다. 선수들의 기본 자세, 정신부터 전과는 다르다"고 했다.


이어 "물론 위기는 있다. 앞으로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모든 팀들이 마찬가지다. 중요한 건 얼마나 잘 견뎌내느냐 하는 것"이라며 "올 시즌 우리 선수들을 보면 고비처에서 어떻게든 버티고 이겨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180도 달라졌다는 권 감독. 그럼에도 눈에 밟히는 건 있다. 차마 내색하지 못하는 선수들의 중압감. 권 감독은 이 부분도 놓치지 않고 있다. 그는 "선수들이 나를 믿고 최선을 다 하는데 아무래도 부담을 느끼는 건 있다"며 "훈련 때 굉장히 잘 되던 부분이 시합에 잘 펼쳐지지 않는 건 바로 그런 이유"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 역시 선수들과 나에겐 좋은 경험이 된다. 시간이 가면서 나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영하의 추위를 뚫고 대전으로 내려간 권 감독. 그는 오직 승점을 쌓아 팀 순위를 끌어 올릴 생각만 하고 있다.

한편, 14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이 한국전력을 세트스코어 3대0(25-15, 25-19, 25-18)으로 제압했다. 현대캐피탈은 승점 31점을 기록, 삼성화재(승점 30)를 끌어내리고 단독 선두로 도약했다.

여자부 경기에선 흥국생명이 현대건설을 3대0(25-22, 25-22, 27-25)으로 완파했다. 크리스티나(26득점)와 이재영(22득점)이 불을 뿜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전적(14일)

남자부

현대캐피탈(10승5패) 3-0 한국전력(6승10패)

여자부

흥국생명(4승9패) 3-0 현대건설(8승5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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