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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으~ 춥다!"
리그 최하위(7위)도 당연히 그들의 몫. 18경기를 치르면서 얻은 승점이 고작 14점이었다. 그들보다 조금 나은 우리카드(6위·승점 21)와의 격차도 승점 7점이었다. '훈풍'이 아예 없진 않았다. 리그 도중 데려온 외국인선수 마르코였다. 그간 햄스트링(허벅지 뒷 근육) 통증으로 100% 몸상태가 아니었는데 드디어 아픔을 떨쳐냈다는 것. 하지만 김 감독의 입술 끝은 여전히 파르르 떨었다. '주포' 송명근을 기용할 수 없었다. 송명근은 무릎 통증을 호소해 KB손보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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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예상 외로 OK저축은행의 열기가 뜨거웠다. OK저축은행은 1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34-32로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후 살짝 흔들리긴 했지만 집중력을 유지해 적지에서 세트스코어 3대1(34-32, 15-25, 25-19, 25-23) 승리를 챙겼다.
꽁꽁 얼어붙어있던 OK저축은행을 깨운 건 송희채였다. 송희채는 송명근이 없는 상황에서 마르코와 공격을 양분해 KB손보 공략에 나섰다. 송희채는 정밀한 플로터 서브로 KB손해보험의 리시브를 흔들었다. 큰 낙차에 받아내기 까다로운 곳으로 때려 넣었다. 전위와 후위를 가리지 않고 뛰어오른 송희채는 64%에 달하는 공격 성공률을 기록, 총 17득점을 올렸다. 특히 승부처에서 빛을 발했다. KB손보의 추격이 시작될 만 하면 순도 높은 득점으로 찬물을 끼얹었다.
세트를 거듭할 수록 송희채의 공격은 불을 뿜었다. KB손보의 블로킹이 송희채를 집중 견제하자 노련하게 돌려 때렸다. 때로는 슬쩍 넘기는 연타로 손쉽게 점수를 뽑아내기도 했다. 송희채가 살아나자 김요한과 이시몬도 고개를 들었다.
최악의 위기에 빠졌던 OK저축은행. 그들의 무너진 하늘에도 솟아날 구멍은 있었다. '살림꾼' 송희채의 손끝부터였다.
의정부=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전적(26일)
▶남자부
OK저축은행(5승14패) 3-1 KB손해보험(9승10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