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광인의 뜨거운 눈물, '선택과 집중' 현캐가 바라던 '최민호 효과'

기사입력 2019-03-24 17:27




적지에서의 혈투가 기분 좋은 연승으로 마무리됐다. 현대캐피탈 팬들이 방송 인터뷰를 하던 "전·광·인"을 연호하자 전광인(28)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눈물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몸이 만신창이다.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2018~2019시즌 도드람 V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을 앞두고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광인이가 경기장에 나오면서도 얼음찜질을 하고 나오더라"고 전했다. 아이싱은 근육손상을 막기 위한 치료법이다. 주로 경기가 끝난 뒤 얼음 팩을 발목과 어깨, 손목, 팔꿈치에 대고 숙소로 이동한다. 그러나 경기 전부터 아이싱을 한다는 건 그만큼 무릎이 좋지 않다는 증거였다.

이날 13득점으로 공수에서 맹활약한 전광인은 "우승이 하고 싶어서 참는다고 말한 부분에서 울컥했던 것 같다"며 웃었다. 무릎에 대해선 "괜찮다.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통증이 심해지고 있는데 아무래도 챔프전은 결과가 중요한 무대이기 때문에 아픈 걸 핑계 삼아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전 아이싱은) 자고 일어나면 물이 차있고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한 것이다. 경기에 못 뛸 정도였다면 정말 못 나오지 않았을까. 할 수 있다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으니 선수들이 믿고 해낸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에는 전광인 외에도 부상선수들이 수두룩하다. 가장 뼈아픈 건 부상선수들이 핵심 자원들이다. 파다르(23)는 플레이오프 도중 한 허리 부상이 60% 수준이다. '정신적 지주' 문성민(33)도 무릎이 성치 않다. 그럼에도 훈련과 실전에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 감독은 "훈련시간에는 100% 최선을 다해준다. 파다르도 마찬가지지만 팀 에이스들이 도움이 되기 위해 자신의 부상을 감추고 하는 것이 '원팀'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 감독은 선수들이 아파도 뛸 수밖에 없는 한 마디를 건넸다. "그 부상으로 인해 경기력에 대해 핑계를 대지 말라고 했다."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정신력으로 이겨냈다. 이날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대2(27-25, 25-22, 13-25, 21-25, 15-13)로 진땀 승을 거뒀다.


선택과 집중이 확실했던 경기였다. 세터 이승원은 1세트에서 컨디션이 좋은 파다르에게 공격을 집중시켰다. 파다르의 공격점유율은 무려 55.56%에 달했다. 파다르는 실망시키지 않았다. 50%의 공격성공률을 보이며 12득점을 폭발시켰다. 특히 1세트에선 18-21로 뒤진 상황에서 파다르의 2연속 블로킹에 이어 전광인 신영석 등 4연속 블로킹으로 승부를 뒤집고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2세트에선 파다르와 전광인에다 센터 최민호를 가세시키며 공격의 다양화를 이뤘다. '국보급 센터' 신영석의 경기력이 좋지 않자 이승원은 속공에서 최민호와 더 많이 호흡했다.

셧아웃 승리가 눈에 보였지만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의 저력에 2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운명의 5세트에서 현대캐피탈이 차이를 만든 건 역시 높이였다. 돌아온 최민호 효과를 톡톡히 봤다. 결정적인 상황 때마다 최민호가 블로킹으로 상대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5-5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정지석의 퀵오픈을 잡아냈다. 12-10으로 앞선 상황에서도 정지석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최민호는 "다시 들어와서 해보니 마음처럼 쉽게 되는 건 아니다. 다들 힘든데 끝까지 버텨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마지막 한 경기에 마무리를 잘 해서 다 같이 힘든데 웃고 싶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적지에서 2연승을 챙겼다. 5전3선승제의 챔프전에서 8부 능선을 넘은 셈. 안방에서 펼쳐질 3~4차전에서 한 경기만 승리하면 2016~2017시즌 이후 두 시즌 만에 V리그 정상을 탈환한다. 인천=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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