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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복수전을 앞둔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평소와 똑같이 준비했다. 우리가 하던 거 잘하면 된다"며 웃었다. 하지만 그 속내에는 스타플레이어 출신 다운 '승부수'가 담겨 있었다.
특히 V리그 외국인 선수의 프로필 신장은 '맨발'을 기준으로 한다. 배구화를 신은 높이는 3~4cm 더 높아진다. 러츠-한수지(1m82)의 'GS산성'은 지난해 V리그 정규시즌 2위, 올해 KOVO컵 우승을 만들어낸 핵심 무기였다.
컵대회 당시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이다영의 가세로 '드림팀'을 구성하긴 했지만, 호흡이 완벽하지 못했다. 그 결과 이다영의 토스는 루시아보다는 레프트의 김연경과 이재영에게 집중됐다. 반면 GS칼텍스는 신예 문명화(1m89)까지 적극 기용하며 흥국생명의 공격을 철저하게 가로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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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러츠만큼 큰 선수는 유럽에도 많지 않다. 때릴 때도 막을 때도 워낙 높이가 대단해 어려운 면이 있다"며 쉽지 않았던 경기를 돌아봤다. 이어 "1세트 때는 생각이 많다보니 공격이 잘 안됐다. 최선을 다하다보니 2세트부터는 잘 풀린 것 같다. 하지만 잘 막진 못했다. 다음번에 또 만나면 블로킹도 잘해보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이외에도 흥국생명은 다양한 전술적 변화를 줬다. 이주아 대신 김세영을 선발 출격시키며 GS칼텍스 못지 않은 높이로 맞불을 놓았다. 김연경과 김세영(1m90), 루시아 프레스코(1m95)가 전위에 설 경우 평균 높이 1m92의 벽이 만들어진다.
이다영의 다채로운 공격 루트 활용도 돋보였다. 1세트에 김연경이 부진하자 루시아를 적극 활용했고, 이후 김연경과 이재영의 컨디션이 올라오자 좌중앙, 전후위를 모두 활용하며 GS칼텍스 블로커들을 괴롭혔다. 이날 흥국생명의 공격 점유율은 루시아(32.54%)와 이재영(30.18%), 김연경(27.66%)까지 고르게 분배됐다.
이날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V리그 첫 경기를 치른 이다영은 "1~2세트에 제가 너무 긴장했었다. 취재진이 너무 많아서 더 떨렸던 것 같다. 컵대회 결승이 저희에겐 큰 약이 된 것 같다, (김)연경 언니가 많이 다독여줬다"며 감사를 전했다. 특히 공격 분배에 대해서는 "컵대회 영상을 많이 봤다. 루시아 쪽 블로킹이 낮은 것 같아 오늘은 그쪽으로 많이 줬다. 다 국가대표 공격수들이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서 공을 주면 된다. (세터로서)행복한 고민"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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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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