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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프로배구가 발칵 뒤집혔다. 갈 수록 논란이 진정되기는 커녕, 오히려 불이 붙고있는 상황이다. 또다른 학교폭력 피해자가 10년전 배구부 내 괴롭힘 사실을 폭로하면서 문제는 더욱 커지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14일 저녁 인터넷 게시판에는 또다른 '여자배구 학교폭력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글 작성자는 10년전 학교에서 배구부 생활을 하던 당시를 떠올리면서, 괴로웠던 그 시절의 기억을 끄집어냈다. 작성자는 "중학교 1학년때 집합을 서는데 발음이 안된다고 동기 선배들에게 '머리박아'를 시키고, 나에게 가나다라를 외우라고 했다", "울면 바가지를 가져와서 눈물, 콧물, 침 뱉고, 오줌을 싸서라도 바가지를 채우라고 하는 일은 일상이었다", "숙소에 가면 매일 매일 죽고 싶었다. 김에 있는 방부제를 막 먹기도 하고, 혼자 화장실에 가서 울면서 목을 조르는 일도 일상이었다", "집합에 욕 듣는 건 아무렇지 않았고, 아빠 욕을 한 날은 정말 너무 힘들었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배구를 그만 두고 직장을 다니고 있다는 작성자는 "지금 티비에서 보면 세상 착한 척 하는 그 사람을 보면 참 세상은 공평하지 못하다고 생각이 든다. 자기는 관련 없는 척 아무렇지 않게 잘 지내는 걸 보며 이 글을 보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 작성자는 가해 프로 선수가 누구인지 특정하지 않았고, 본인의 과거 아마추어 선수 경력 인증 캡쳐 이미지를 첨부했다.
지금은 프로배구가 위기에 놓였다. 문제는 KOVO와 구단의 대처다. KOVO와 소속 구단들은 프로 입문 전, 과거의 일로 어떻게 징계를 줘야 할지 정확한 가이드 라인이 없어 고심하는 모양새다. 또 과거의 일을 과연 어디까지 징계 대상으로 적용해야 하는지도 문제다.
연맹 기준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 앞서 일단 선수를 무조건 두둔하고 보호하려는 구단들의 태도가 외부에 공개되면서 더더욱 팬들의 공분을 사고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배구단은 야구, 축구 같은 스포츠에 비해 규모가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운영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 학교폭력 릴레이 폭로에 대해서는 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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