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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박미희 감독의 비장의 한수가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를 마지막 무대로 이끌었다.
IBK기업은행 알토스와의 2차전에서 무기력하게 패할 때만 해도 '여기까지'인듯 싶었다. 김연경은 지친데다 손가락 부상까지 당했고, 브루나는 도무지 믿음을 주지 못했다. 반면 상대 외국인 선수 라자레바의 파괴력은 압도적이었다.
벼랑끝에 몰린 박미희 감독은 승부수를 던졌다. 김연경과 브루나(이상 1m92)를 대각선에 세웠다. 이렇게 하면 서브 차례에 따라 포지션이 바뀌더라도 브루나와 김연경 중 한 명은 반드시 전위에 선다. 이를 통해 김연경의 공격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블로킹 벽까지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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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김연경의 리시브는 단 4개. 디그도 7개에 불과했다. 김연경이 무려 19개의 디그를 걷어올리고도 패했던 2차전과 대비된다. 김미연이 안정감을 보여주자 김연경은 공격에 집중했고, 22점(공격성공률 59.5%)을 따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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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는 기업은행과 다르다. 이소영 강소휘 러츠의 '삼각편대'가 좌중우 3방향 모두에서 오픈 공격을 퍼붓는다. 또한 2m6 러츠의 높이는 김연경에게도 큰 부담이다. 세터 역시 이소영-강소휘와 5년, 러츠와 2년째 합을 맞춘 안혜진이 시즌 도중 갑자기 발탁된 김다솔보다는 호흡과 경험에서 우위에 있다.
두 팀은 리시브(한다혜 도수빈)와 디그(한수진 박상미) 역할을 나눠 2리베로를 쓴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수비력도 지난 2013~2014시즌 GS칼텍스의 우승을 이끌었던 한다혜(리시브 3위)-이소영(5위) 쪽이 우세하다는 평. 강소휘(9위) 역시 톱10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체력 역시 정규시즌 1위 확정 이후 열흘 가량 휴식을 취한 GS칼텍스 쪽에 무게가 쏠린다. 흥국생명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인삼공사 전까지 총력전을 펼쳤고, 플레이오프 3경기 11세트를 치른데다 휴식일도 하루밖에 없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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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나의 각성'이라는 희망을 봤다. 브루나는 시즌 말미 6경기에서 평균 18.8점, PO에서 평균 16점을 올리며 어느덧 흥국생명 공격의 상수로 자리잡았다. 기업은행과의 3차전에서는 달라진 스파이크 파워까지 과시하며 팀의 활력을 주도했다.
온갖 악재를 이겨내고 챔피언전까지 올라오며 고조된 팀 분위기도 흥국생명의 장점이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쉬는 날이 하루 뿐이라 '맞춤 전략'은 만들 수가 없다. 우리 강점을 살리는데 충실했다"면서 "흥국생명의 기세를 감안하면 체력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결국 당일 컨디션과 승부처의 집중력에서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답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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