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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IBK기업은행이 보여준 기묘한 말장난. 사태 해결보다는 '진정'을 바라는 듯한 모습이다.
기업은행이 새 감독을 선임하기 전까지 감독대행을 맡긴 사람은 김사니 코치. 팀 무단이탈로 서 감독을 나가게 간 장본인이었다.
김 감독대행은 "서남원 감독으로부터 폭언을 들었다"고 읍소했다. 훈련 중 후배들이 보고 있는 앞에서 꾸지람을 들었다는 것이 요지다.
진실공방으로 이어진 가운데 김 감독대행은 "새로운 감독이 오면 사퇴하겠다"는 뜻을 일찌감치 전했다.
감독이 오면 당연히 내려와야할 자리. 코치직 복귀가 아닌 결연하게 '사퇴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이마저도 말장난으로 바뀌었다. 경기를 마친 뒤 기업은행 김호진 사무국장은 "사퇴하겠다는 것이 감독대행직에서 물러나겠다는 것이지 팀을 떠나겠다는 건 아니다"라고 정정했다.
언뜻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해명. 신임 감독이 오면 당연히 감독대행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은 당연하다. 새 감독과 대행이 '감독직'으로 공존할 수는 없다.
김 사무국장은 '신임 감독이 오면 코치를 정하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굳이 김 감독대행이 팀에 남아 있는 것이라고 강조할 필요도 없을 노릇이었다.
더욱이 김 감독대행은 무단이탈로 인한 징계를 받아야 한다. 선수단 정상화를 위해 사의를 반려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맡은 임무를 포기하고 무단으로 이탈한 코치의 죄까지 덮어지는 건 아니다.
굳이 김 감독대행의 '잔류'를 거듭 이야기하면서 일부에서는 새 감독 영입 역시 팀 정상화 적임자보다는 구단의 말을 잘 듣는 '바지 감독'이 오는 것이 아니냐라는 시선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태는 점점 커지고 있고, 기업은행의 신뢰는 점점 바닥을 향해갔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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