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9% 상승' 이정후와 샌프란시스코의 가을 운명, 현실적으로 가능한 시나리오인가

기사입력 2025-08-04 19:58


'7%→7.9% 상승' 이정후와 샌프란시스코의 가을 운명, 현실적으로 가…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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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기적은 과연 현실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것인가.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8월들어 가파른 타격감 회복 기미를 보이며 오랜만에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위닝시리즈를 이끌었다.

이정후는 4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의 시티 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에 7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4안타 경기'를 달성했다. 이날 이정후의 타격감은 한 여름 태양처럼 뜨거웠다. 4타수 4안타(2루타 1개)에 볼넷 1개까지 추가하며 무려 5타석 연속 출루 경기를 달성했다. 한 경기 5타석 연속 출루 또한 메이저리그 진출 후 최초 기록이다. 이정후는 외야에 떨어지는 안타 3개와 2루타 1개, 도루 1개, 2득점을 기록하며 시즌 타율은 0.258(399타수 103안타)로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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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하위 타선에서 이처럼 눈부신 활약을 펼친 덕분에 샌프란시스코는 12대4로 대승을 거뒀다. 이 리로 샌프란시스코는 메츠와의 원정 3연전에서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위닝시리즈를 달성한 건 지난 7월22일부터 24일까지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 3연전(2승1패) 이후 11일 만이다. 후반기 들어 두 번째 위닝시리즈다.

이날 승리는 샌프란시스코의 후반기 행보에 꽤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일단 이 승리 덕분에 샌프란시스코는 다시 5할 승률(56승56패)을 회복했다. 덩달아 불가능해 보였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도 미약하게나마 늘어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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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 전까지 샌프란시스코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단 7%였다. 수학적인 확률 계산의 툴로 선수와 팀 성적을 분석하는 미국 팬그래프스닷컴이 제시한 수치였다.

그런데 이 수치가 경기를 전후해 흥미롭게 변화했다. 메츠와의 경기 전 7%였던 샌프란시스코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경기가 막 끝난 직후에는 오히려 6.7%로 잠시 떨어졌었다. 다른 경쟁팀들의 경기 내용이 일부반영된 결과였다.

그러나 이날 모든 경기가 다 끝난 뒤에 다시 재조정돼 발표된 수치는 7.9%였다. 종전 대비 1.2%가 상승한 수치이자 전날에 비해서는 종합적으로 0.9%가 늘어난 셈이다.


냉정히 말해 7.9%의 가능성은 여전히 매우 희박한 수치다. 산술적으로는 가능성이 약간 남아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는 거의 0%나 다름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상태에서 샌프란시스코가 가을 무대에 진출한다는 건 기적에 가깝다.

그럼에도 승리로 인해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늘어난다는 건 여전히 샌프란시스코 팬들에게는 희망 요인으로 다가올 수 있다. 여전히 샌프란시스코 팬들 중에는 기적을 바라는 여론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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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샌프란시스코는 앞으로 얼마나 더 잘해야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기적같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산술적으로 샌프란시스코는 남은 50경기에서 최소 35승(15패) 정도를 추가한다면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대해볼 수 있다. 이러면 최종 성적은 91승71패로 맞춰지고, 승패마진은 +20승, 승률은 0.562가 된다. 샌프란시스코가 이 정도 성적을 내면 현재 성적을 기준으로 볼 때 LA다저스(65승47패, 승패마진 +18승, 승률 0.580)를 제치고 지구 우승을 넘볼 수 있다. 지구 우승을 못해도 최소한 와일드카드 확보는 무난할 수 있다.

즉, 샌프란시스코가 남은 50경기에서 무려 7할 승률을 찍어야 한다는 뜻이다. 너무나 비현실적인 수치처럼 보인다. 때문에 숫자놀음으로 희망고문하는 전망이라는 비판이 나올 법하다.

그러나 '기적'은 간절한 노력과 염원이 수반될 경우 간혹 스포츠의 세계에서 등장하곤 한다.

좋은 본보기가 있다. 바로 10년 전인 2015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만년하위권'으로 평가받았던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일으킨 기적이다.


'7%→7.9% 상승' 이정후와 샌프란시스코의 가을 운명, 현실적으로 가…
토론토 블루제이스 선수들이 지난 2015년 10월 1일(한국시각) 볼티모어전 승리로 기적같은 '역주행 지구우승'을 확정하자 서로 포옹하며 환호하는 모습. 토론토는 후반기 56경기에서 42승(14패)을 수확하며 드라마같은 지구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993년 이후 22년 만의 지구 우승이다. 스포츠조선 DB
당시 존 깁슨 감독이 이끌던 토론토는 2015년 7월 29일까지 50승51패로 승률 5할에서 1승 모자랐다. 순위 또한 지구 4위에 불과했다. 당시 1위였던 뉴욕 양키스와의 승차는 7경기로 벌어져 있었다. 와일드카드 획득도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시기나 성적 면에서 2025년의 샌프란시스코와 비슷하다.

그런데 토론토는 이후 기적같은 반전 드라마를 작성했다. 이날 이후 갑자기 각성한 토론토는 10월 1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까지 총 56경기에서 무려 42승을 쓸어담았다. 이 기간 승률은 무려 0.750(42승14패)에 달했다.

결국 토론토는 마치 야구만화에나 등장할 법한 '폭풍 역주행'을 현실세계에서 펼친 끝에 시즌 잔여 5경기를 남긴 10월 1일 볼티모어전 승리(15대2)로 92승(65패)째를 달성하며 지구 자력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때 양키스(86승71패) 와의 승차는 무려 6경기였다. 토론토는 남은 5경기를 1승4패로 마감하며 결국 93승69패로 시즌을 마쳤다.

결국 샌프란시스코의 대역전극도 완전히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닐 수 있다. 10년전 토론토는 잔여 경기 7할5푼 승률로 기적을 만들었다. 샌프란시스코는 '겨우' 7할만 찍으면 된다. 토론토보다 쉽다. 윌리 아다메스, 라파엘 데버스, 그리고 이정후 등 고액연봉 타자들이 폭발한다면 한번 노려볼 만한 기적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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