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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기적은 과연 현실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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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승리는 샌프란시스코의 후반기 행보에 꽤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일단 이 승리 덕분에 샌프란시스코는 다시 5할 승률(56승56패)을 회복했다. 덩달아 불가능해 보였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도 미약하게나마 늘어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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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수치가 경기를 전후해 흥미롭게 변화했다. 메츠와의 경기 전 7%였던 샌프란시스코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경기가 막 끝난 직후에는 오히려 6.7%로 잠시 떨어졌었다. 다른 경쟁팀들의 경기 내용이 일부반영된 결과였다.
그러나 이날 모든 경기가 다 끝난 뒤에 다시 재조정돼 발표된 수치는 7.9%였다. 종전 대비 1.2%가 상승한 수치이자 전날에 비해서는 종합적으로 0.9%가 늘어난 셈이다.
냉정히 말해 7.9%의 가능성은 여전히 매우 희박한 수치다. 산술적으로는 가능성이 약간 남아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는 거의 0%나 다름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상태에서 샌프란시스코가 가을 무대에 진출한다는 건 기적에 가깝다.
그럼에도 승리로 인해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늘어난다는 건 여전히 샌프란시스코 팬들에게는 희망 요인으로 다가올 수 있다. 여전히 샌프란시스코 팬들 중에는 기적을 바라는 여론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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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술적으로 샌프란시스코는 남은 50경기에서 최소 35승(15패) 정도를 추가한다면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대해볼 수 있다. 이러면 최종 성적은 91승71패로 맞춰지고, 승패마진은 +20승, 승률은 0.562가 된다. 샌프란시스코가 이 정도 성적을 내면 현재 성적을 기준으로 볼 때 LA다저스(65승47패, 승패마진 +18승, 승률 0.580)를 제치고 지구 우승을 넘볼 수 있다. 지구 우승을 못해도 최소한 와일드카드 확보는 무난할 수 있다.
즉, 샌프란시스코가 남은 50경기에서 무려 7할 승률을 찍어야 한다는 뜻이다. 너무나 비현실적인 수치처럼 보인다. 때문에 숫자놀음으로 희망고문하는 전망이라는 비판이 나올 법하다.
그러나 '기적'은 간절한 노력과 염원이 수반될 경우 간혹 스포츠의 세계에서 등장하곤 한다.
좋은 본보기가 있다. 바로 10년 전인 2015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만년하위권'으로 평가받았던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일으킨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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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토론토는 이후 기적같은 반전 드라마를 작성했다. 이날 이후 갑자기 각성한 토론토는 10월 1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까지 총 56경기에서 무려 42승을 쓸어담았다. 이 기간 승률은 무려 0.750(42승14패)에 달했다.
결국 토론토는 마치 야구만화에나 등장할 법한 '폭풍 역주행'을 현실세계에서 펼친 끝에 시즌 잔여 5경기를 남긴 10월 1일 볼티모어전 승리(15대2)로 92승(65패)째를 달성하며 지구 자력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때 양키스(86승71패) 와의 승차는 무려 6경기였다. 토론토는 남은 5경기를 1승4패로 마감하며 결국 93승69패로 시즌을 마쳤다.
결국 샌프란시스코의 대역전극도 완전히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닐 수 있다. 10년전 토론토는 잔여 경기 7할5푼 승률로 기적을 만들었다. 샌프란시스코는 '겨우' 7할만 찍으면 된다. 토론토보다 쉽다. 윌리 아다메스, 라파엘 데버스, 그리고 이정후 등 고액연봉 타자들이 폭발한다면 한번 노려볼 만한 기적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