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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요즘 감독님 별명이 '김천 도련님'이예요."
김 감독은 최근 배유나의 권유로 SNS 계정을 만들었다. 사진은 두 장 뿐. 박정아의 프로 데뷔 10주년 기념샷과 배유나의 생일파티 사진이 전부다. 다만 과거 대한항공 직원 전환이란 달콤한 카드를 뿌리친 '상남자'이자 다소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 김 감독이 2016년 도로공사 부임 이후 처음으로 개인 SNS 계정을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놀랄 일이다. 배유나는 "감독님이 SNS 계정을 만드시고 활동을 안하시길래 팔로워수를 늘려야 할 것 같아서 정아 사진을 올리시라고 했다"며 웃었다.
구단 관계자는 "감독님께서 구단 영상 촬영도 마다하시지 않는다. 코트 밖에서 선수들이 좋아하는 건 다 들어주신다. 선수들 뿐만 아니라 구단과 소통하려는 감독님의 노력이 팀의 좋은 분위기로 작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승리의 원동력은 김 감독의 정확한 분석이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양효진만 준비하고 나왔다. 공격 코스가 다양하다. 코트를 보고 공격할 수 있는 선수다. 배구를 보면 화가 난다. 효진이 성공률만 떨어뜨리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최대한 양효진을 막아보겠다"고 벼렀다.
김 감독의 전략이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양효진은 18득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공격성공률은 최근 6경기에서 가장 낮은 35.90%에 불과했다. 전위에서 1m90이란 큰 신장으로 상대 블로킹을 무력화시키는 공격을 리베로 임명옥 등 모든 선수들이 견뎌냈다.
'밀당(밀고 당기기)'의 귀재다. 김 감독은 3세트 때 선수들의 자존심을 긁는 한 마디를 던졌다. "너네 저 팀 못이기니깐 편안하게 해." 김 감독은 "이기려고 하면 저 팀 못이긴다고 했다. 헌데 선수들이 이기려는 욕심이 많았다. 3세트도 아깝게 넘겨줘서 4세트에는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다행히 선수들이 잘 극복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배유나는 "감독님께서 선수들의 심리를 잘 이용하신 것 같다"며 웃은 뒤 "감독님의 의도를 안다. '못 이긴다'는 것보다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천=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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