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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은 현대건설이었다. 현대건설이 새 외국인 선수 모마를 앞세워 지난해 함께했던 야스민의 새팀인 페퍼저축은행을 누르고 시즌 개막전서 승리를 챙겼다.
현대건설과 페퍼저축은행은 시즌을 앞두고 우승후보 1순위로 거론되는 흥국생명을 괴롭힐 후보로 꼽혔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중반까지 1위를 달리다가 외국인 에이스 야스민이 허리 부상으로 빠진데다 시즌 후반엔 리베로 김연견까지 부상으로 낙마하며 결국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시즌 전력에 변화도 컸다. 황민경이 FA로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했고, 야스민은 페퍼저축은행으로 옮겼다. 새 외국인 선수로 지난해 GS칼텍스에서 뛴 모마가 왔고, 황민경의 보상선수로 김주향을 데려왔다. 아시아쿼터로 태국 국가대표인 아웃사이드 히터 위파위를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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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후 2시즌 연속 꼴찌에 머문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시즌 FA 박정아 채선아를 영입하고 공격력이 좋은 야스민을 데려와 공격에서는 확실한 보강을 이뤄 이번시즌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미들블로커엔 염어르헝에 필리핀 출신인 엠제이 필립스가 있어 센터도 보강해 미디어데이에서 많은 팀들이 흥국생명에 이어 페퍼저축은행을 주목했다.
첫 경기를 앞두고 페퍼저축은행 조 트린지 감독은 "훈련을 통해 준비한 모습을 잘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서브를 잘하고 리시브를 잘하고 빠른 플레이를 해야 한다"면서 "이전 성적은 신경 쓰지 않는다. 매일 매일 발전하는 팀을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조직력에서 확실한 차이가 났다. 5-5에서 현대건설이 모마, 위파위, 양효진의 공격으로 단숨에 11-5로 만들었다. 흔들린 페퍼저축은행은 전혀 반격의 분위기를 만들지 못하고 끌려다녔다. 11-6에서 김주향과 양효진의 블로킹 등으로 또한번 연속 득점으로 18-6을 만들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결국 25-9로 1세트를 마무리. 현대건설은 모마가 혼자 8득점을 했고, 양효진과 김주향이 3점씩을 올렸다. 페퍼저축은행은 필립스와 이한비가 2점씩 올렸고, 야스민과 박정아가 1점씩 올리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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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트는 또 분위기가 바뀌었다. 초반 현대건설이 페퍼저축은행의 범실로 앞서나갔다. 4-4 동점에서 모마의 스파이크에 이어 페퍼저축은행이 3연속 공격 범실이 쏟아지며 8-4로 리드한 것. 현대건설은 모마와 양효진 김주향 등을 앞세워 점수차를 계속 늘렸다. 페퍼저축은행은 야스민이 분전했지만 2세트의 파이팅과 조직력이 살아나지 않았다. 모마가 야스민의 공격을 블로킹하며 25-15로 3세트가 마무리.
4세트는 다시 반대로 페퍼저축은행이 조금씩 앞섰다. 야스민의 공격이 살아나고 필립스의 속공이 더해지면서 다시 공격이 활발해졌다. 11-7까지 4점차 앞서면서 분위기를 가져가는 듯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타임아웃으로 잠시 숨을 고른 뒤 양효진의 속공을 시작으로 상대 범실에 모마의 스파이크까지 성공하며 단숨에 5득점, 12-11로 역전을 했다. 당황한 페퍼저축은행에서 범실이 연달아 쏟아졌고, 현대건설은 쉽게 점수를 쌓았다. 박정아의 공격이 아웃되며 어느새 19-12. 박정아의 스파이크에 야스민의 블로킹, 이고은의 서브에이스로 15-19로 페퍼저축은행이 추격을 했으나 너무 벌어졌다. 현대건설은 모마를 앞세워 차곡차곡 25점을 향해 나갔고, 25-18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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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후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개막전이라 나도 선수들도 긴장이 됐는데 잘 풀린 것 같다"면서 "같이 연습한 시간이 별로 없어서 조심스럽고 어떻게 결과가 나올까 나도 궁금했었다. 모마와 세터인 김다인이 생각보다 호흡이 괜찮았고 생각보다는 경기력이 잘나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쉽게 첫 패를 한 페퍼저축은행의 조 트린지 감독은 "서브가 잘 안 들어갔고, 리시브가 잘 안 됐다"면서 "좀 더 좋은 플레이를 했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