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경기. 흥국생명이 세트스코어 3-0 승리를 거뒀다. 김연경과 윌로우가 포옹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2.12/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제 우리 하기 나름이다."
'윌로우 효과'에 날개를 단 흥국생명. 이제 3점 차이 뿐이다. 정규리그 우승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위치까지 갔다. '배구황제' 김연경도 의욕이 타오르고 있다.
흥국생명은 12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현대건설과의 5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0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선두 현대건설이 아무 것도 해보지도 못하고, 압도적인 패배를 당했다. 그만큼 흥국생명의 경기력이 좋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기 전까지 1위 현대건설과 2위 흥국생명의 승점은 6점 차이였다. 흥국생명이 이 경기를 패했다면 사실상 정규리그 우승 도전은 물거품이 되는 것이었다. 아본단자 감독도 "오늘 지면 플레이오프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얘기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기고 나니 상황은 하늘과 땅 차이다. 3점차 추격이다. 충분히 역전이 가능하다. 22승6패로 오히려 승수는 21승7패의 현대건설에 앞선다. 승점이 부족할 뿐이다.
1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경기. 흥국생명 윌로우가 서브 득점을 올린 후 환호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2.12/
'윌로우 효과'가 빛을 발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외국인 선수 옐레나의 태업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결국 교체라는 결단을 내렸고, 미국 메이저리그 '전설' 랜디 존슨의 딸 윌로우 존슨이 합류했다. 윌로우가 온 후 4연승. 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아본단자 감독은 "선수들간 소통도 좋고, 더 끈끈해졌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도 "윌로우가 압도적인 선수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그가 온 후 팀이 뭉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더 무섭다"고 했다.
간판스타 김연경도 신이 난다. 김연경은 현대건설전 승리 후 "외국인 선수 교체 얘기가 나올 때, 나는 윌로우를 이미 알고 있었다. 다른 리그 영상 보는 걸 좋아하는데, 그 때 윌로우의 플레이도 봤다. 매우 적극적인 모습에 기대가 컸는데, 직접 보니 기대보다 더 좋은 선수였다. 태도, 기량 모두 좋아 팀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연경이 구체적으로 설명한 '윌로우 효과'는 뭘까. 김연경은 "우리 선수들을 보면 소극적인 친구들이 많다. 나서는 걸 무서워하고, 파이팅도 못 낸다. 그런데 그와 완전히 반대인 윌로우가 와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고 있따. 주도적으로 리더 역할을 한다. 우리 팀은 선수 1명이 혼자 하는 게 아닌, 조화로운 배구를 하는 팀인데 배구 스타일도 거기에 딱 맞는다"고 설명했다.
1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경기. 흥국생명 윌로우와 김연경이 포효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2.12/
윌로우도 화답했다. 윌로우는 "한국에 온 자체가 너무 좋다. 우리 팀에 파워풀한 선수들이 많은 것도 만족스럽다. 하나로 뭉치고, 서로를 돕는다. 팀에서 필ㅇ로 하는 에너지를 내가 채워줄 수 있다고 하니 좋다"고 말하며 웃었다.
김연경은 다시 불붙은 우승 경쟁에 대해 "현대건설과 승점이 8점까지 벌어졌었다. 이 때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올스타 브레이크 후 현대건설이 정관장에게 지더라. 거기서 희망의 생겼다. 이제 우리가 잘하면 넘길 수 있는 분위기가 됐다. 감독님께서 말씀하셨다. '우리에게 달려있다'. 이제 우리 하기 나름이라 생각한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1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경기. 흥국생명이 세트스코어 3-0 승리를 거뒀다.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