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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선수들만 잘할 수 있다면 광대도 될 수 있다."
시즌 초중반만 해도 우리카드가 봄 배구 냄새를 맡을 거라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총체적 난국. 하지만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을 교체하며 반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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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박 감독대행은 초보 중 초보다. 은퇴 후 잠시 해설위원 일을 하다, 처음 코치 직함을 얻었고 얼마 되지 않아 감독이 됐다. 박 감독대행은 이 과정을 돌이키며 "발가 벗고 무대에 들어선 느낌이었다. 나는 아무 것도 준비가 안됐는데, 뭔가 해야했다. 정말 어떻게 해야할까 수많은 고민을 했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이어 "정말 어려웠다. 기술적 디테일, 팀 분위기 등을 다 신경써야 했다. 그 중에서도 배구라는 종목의 기본을 가장 중요시 여겼다. 그렇게 팀이 추구하는 방향성이 잡혔다. 이제는 선수들이 모두 한 길로 가고 있다. 처음보다는 확실히 편하다. 선수들도 서로를 믿기 시작했다"고 힘줘 말했다.
박 감독대행은 본인 덕에 팀이 바뀔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내가 이렇게 팀을 바꿨다, 이런 말씀을 드리면 너무 건방지다. 선수들에게 기본적인 부분을 늘 강조했다. 사소한 부분까지도 꼬집었다. 내가 얘기한 것보다 선수들이 받아들인 게 중요했다. 선수들이 경기를 이기며 '이게 되는 구나'라고 느꼈다면, 나는 그걸로 충분히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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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하게 말했지만, 노력 없는 결과는 없다. 박 감독대행은 "훈련부터 선수들 상태를 유심히 본다. 컨디션이 좋은지, 그렇지 않은지를 말이다. 경기장에선 어떻게 달라졌는지, 라커룸 분위기는 어떤지도 다 체크한다. 경기할 때 표정, 몸놀림도 본다. 자신 없는 액션이나 목소리를 내는지도 관찰한다"며 올바른 선수 투입을 위해 하루종일 선수들만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 감독대행은 "선수들만 잘할 수 있다면 나는 광대도 되고, 악당도 될 수 있다. 코칭스태프 모두가 노력중이다. 나는 교체 선수들이 들어가 잘해줄 때가 제일 기분이 좋다. 우리 팀은 웜업존에 있는 누가 들어가도 주전급 이상으로 활약해줄 수 있다. 백업 선수들이 훈련 때 준비 잘해주고, 어려울 때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해주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고 말했다.
보통 프로 스포츠에서는 종목을 막론하고 스타 출신들은 지도자로서 성공하기 어렵다고 얘기한다. 실제 그런 사례들이 너무나 많았다. 너무나 잘했던 사람들은, 거기에 못 미치는 능력을 가진 선수, 후배들과의 교감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감독대행이 그 편견을 다 깨부수려 하고 있다. 우리카드의 광폭 행보가 심상치 않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