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삼성화재)는 늘 어깨가 무겁다. 2010년 역대 최고 조건으로 현대캐피탈에서 삼성화재로 이적했다. 계약기간 3년에 연봉 3억원이었다. 최고 연봉이었다. 자신의 몸값이 첫번째 부담이었다. 두번째는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이었다. 신 감독은 스승이자 자신의 장인이다. 잘하면 본전, 못하면 부담 백배였다.
그동안 박철우는 가빈에게 가렸다. 가빈이 워낙 잘했다. 삼성화재의 공격은 가빈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가빈을 앞세운 삼성화재는 V-리그를 평정했다. 박철우 역시 힘을 보탰지만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가빈이 받았다. 박철우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실력을 보여야 했다. 신 감독은 철저하게 '실력 위주'로 선수들을 평가했다.
올 시즌 들어 박철우는 개인 훈련에 매진했다. 팀 훈련이 끝난 뒤에도 체육관을 떠나지 않았다. 밤 늦게까지 홀로 남아 서브를 넣었다. 틈만 나면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역기를 들었다. 쉴 틈이 없었다. 주위에서 역효과를 걱정할 정도로 훈련을 거듭했다.
그럼에도 이상하리만치 100% 몸상태가 되지 않았다. 1라운드에서 박철우는 세트당 3.55점(공격성공률 44.70%)에 그쳤다. 2라운드에서는 세트당 2.73점(공격성공률 50%)으로 떨어졌다. 신 감독도 틈날때마다 "박철우가 더 해주어야 한다"고 다그쳤다. 실제로 최귀엽이나 김정훈 등은 교체 투입하며 박철우를 압박했다. 박철우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피나는 연습에 해답이 있다고 생각했다.
박철우의 고민은 이내 풀렸다. '적절한 휴식'이었다. 25일 대한항공전, 29일 LIG손해보험전을 앞두고 박철우는 개인훈련을 하지 못했다. 원정경기였기에 경기 전날 경기장 근처 호텔에서 지냈다. 어쩔 수 없이 쉬었다. 약이 됐다. 대한항공전에서 박철우는 14점(세트당 3.5점)을 올리며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LIG손해보험전에서는 17득점(세트당 5.66점)했다. 비록 팀은 0대3으로 졌지만 박철우의 몸상태는 좋았다. 공격성공률은 61.54%에 달했다. 원정 2연전을 마치고 돌아온 1일 현대캐피탈과의 홈경기에서 박철우는 18득점(세트당 6점)하면서 3대0 완승을 이끌었다.
경기 후 주장 고희진은 박철우에 대해 "자기 몸상태를 모를 정도로 너무 열심히 훈련했다"면서 "원정 경기 때문에 야간 개인 훈련을 하지 않은 것이 약이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신 감독은 "오늘처럼만 해주면 지는 경기가 없을 것"이라며 "지난 LIG손해보험전에서 60%가 넘는 공격성공률을 보여서 몸이 좋다고 생각했다. 오늘 라이트에서 제 역할을 너무나 잘 해주었다"고 기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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