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23·고려대)의 연기가 끝나자 열화와 같은 함성이 목동아이스링크를 뒤덮었다. 빙판위로 '인형과 장미꽃' 비가 내렸다.
7년만에 국내대회에 모습을 드러낸 김연아는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했다. 완벽한 연기에 팬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어림잡아 200개 이상의 선물이 쏟아졌다. 장관이었다. 선물을 줍기 위한 화동들이 총출동했지만, 선물을 정리하느라 10여분이 소요됐다. 인형과 꽃을 담기위한 박스까지 나왔다. 박수세례는 멈출줄 몰랐다. 김연아가 210.77점을 받았다는 장내아나운서의 멘트가 이어지자 함성은 최고조에 달했다.
6일 2013년 KB금융그룹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이 열린 목동아이스링크는 김연아의 갈라쇼 같은 분위기였다. 듬성듬성 빈자리가 보였던 관중석은 김연아가 연기할 마지막조에 이르러서는 입추의 여지없이 꽉 들어찼다. 워밍업을 위해 김연아가 모습을 드러내자 조용했던 장례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관중석 곳곳에서 플래시 세례가 이어졌다. 지난 2008년 12월 경기 고양시 어울림누리링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의 악몽이 떠올랐다. 당시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김연아는 많은 부담감을 느꼈고, 2위에 머물러야 했다. 그러나 팬들은 그때보다 성숙해졌다.
"A열 플래시 끄세요!" 장내아나운서가 정리할 필요가 없었다. 관중들이 먼저 나서 자제시켰다. 김연아 팬카페를 중심으로 성숙한 응원 캠페인을 펼친 효과였다. 그녀의 몸짓 하나하나에 팬들은 반응을 보였다. 점프가 성공하면 큰 박수를, 실패해도 격려의 박수가 이어졌다. 점프를 연습하던 김연아가 넘어지면 탄식이 이어졌다. 그녀가 실수에 쑥쓰러운 표정을 지으면 다같이 웃었다.
본 연기에 들어가자 팬들은 모두 숨을 죽였다. 첫번째, 두번째 점프가 모두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자 팬들의 반응은 점차 고조되기 시작했다. 숨막힐 듯한 4분10초의 연기가 끝나자 참고 참았던 함성을 쏟아냈다. 이날만큼은 국내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이 독이 아닌 약이 됐다.
목동=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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