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K-리그의 히트작은 '뼈트라이커(뼈정우+스트라이커)'였다.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공격수로 변신한 김정우(31·전북)는 상주 상무에서 26경기만에 18골 넣으며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우뚝 섰다. 상주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주가를 올린 그는 2012년 연봉 15억원(추정치)에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안팎의 기대가 컸다. 하지만 개막 직전 다친 발목이 한 시즌 내내 그의 발목을 잡았다. 2012년 성적은 33경기 출전에 5골-2도움. K-리그 '연봉 킹'의 자존심이 상할 수 밖에 없었던 초라한 성적표다. 김정우를 영입하며 K-리그 2연패를 노렸던 전북은 FC서울의 벽 앞에 무릎을 꿇었다. 부상과 부진, 팀의 준우승. 김정우에게 2012년은 아쉬움으로 정리되는 한 해 였다.
시선을 밖으로 돌렸다. 시즌이 끝난 뒤, 고려대학교 동기생, 상무 동기생들끼리 만든 모임을 통해 함께 공을 찼다. 모교 및 동기생들이 코치로 있는 학교에 찾아가 후배들과 땀을 흘렸다. 부담감은 없었다. 후배들이 뛰는 모습을 보며 김정우는 다시 초심을 새겼다. 9일 전지훈련을 위해 브라질로 떠나는 그의 마음은 그래서 더 가벼웠다. '초심'만 가지고 비행기에 올랐다.
포지션 변경='독'
축구인들은 훈련 없이도 그라운드에서 제 실력을 발휘할 선수로 김정우를 꼽는다. 그만큼 볼을 만지는 감각이나 센스가 뛰어나다는 얘기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프로 무대를 누빈 그는 2011년, 공격수로 변신했다. 보란듯이 활약을 펼쳤다. 최고의 한 해였다. 공격수 김정우는 리그 23경기에서 15골을 넣으며 득점순위 3위에 올랐다. 전북은 그의 멀티플레이 능력을 높이샀고 그에게 15억원을 안겨줬다. 그러나 2011년의 환희가 그에게 독이 되어 돌아왔다. 김정우는 "최고 연봉자로서 부담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2월에 대표팀 소집을 하루 앞두고 발목을 다쳤다. 새 팀에 적응해야한다는 생각에 성급하게 복귀하려 했고 부상이 쉽게 낫지 않았다. 확실히 30대에는 부상에 많이 신경써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연봉에 대한 부담감 이상으로 그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한 것은 포지션 변경이었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다 보니 적응이 더디기만 했다. 정체성마저 흔들렸단다. "솔직히 포지션 변경이 독이 된게 많다. 한 포지션에서 계속 뛰었다면 팀에 빨리 적응했을 것 같다. 한 포지션에서 잘하기도 힘든데 섀도 공격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가다보니 많이 헛갈렸다."
2013년 명예회복을 노린다
2012년 12월, 시즌을 마친 그는 언 땅에서 다시 공을 찼다. 학교와 부대에서 함께 생활을 했던 동기생들과의 모임이었다. 서울 부산 등지에서 한 달동안 4~5차례 모여 후배들과 땀을 흘렸다. 2012년의 아쉬움은 잊었다. 친구들과 후배들이 그의 '힐링'을 도왔다. 그는 "2012년은 좋은 일보다 안 좋은 일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휴식하면서 친구들과 모여 공을 차면서 웃을 수 있었다. 언 땅에서 축구를 했지만 정말 즐거웠다"고 했다. 김정우는 이 모임을 통해 후배들에게 후원금도 내고, 봉사활동도 할 계획을 짜고 있다.
2013년의 키워드는 명예회복이다. 그는 "여러 사람들이 예전같지 않다는 얘기를 하는 걸 많이 들었다. 실망했을 팬들이 많은 것도 안다. 2013년에는 부상을 조심하면서 팬들에게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바람이 있다면 한 포지션에서 뛰고 싶다"고 했다.
전북의 왕좌탈환을 위해 대표팀보다는 소속팀에 집중할 예정이다. "먼저 팀에서 잘해야 한다. 컨디션을 올려놓고 대표팀에 다녀오며 컨디션이 깨진 경우가 있다. 대표팀 욕심은 없다. 기분좋게 전북에서 활약하고 싶다. 올해 영입도 많이 했으니 우승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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