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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물 이룬 토크쇼, 섭외전쟁 차별화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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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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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신설 토크쇼들이 잇따라 안방극장을 찾고 있다. 지난 14일 MBC '토크클럽 배우들'에 이어 22일엔 KBS2 '달빛 프린스'가 첫 선을 보였고 25일엔 SBS '유행의 발견'이 토크쇼 전쟁에 가세한다. 현재 지상파 3사에서 방영 중인 토크쇼는 어림잡아 10개 안팎. 토크쇼라는 이름을 달지 않은 프로그램도 퀴즈나 대결, 사연 소개 등의 형식을 취했을 뿐 사실상 게스트가 이야기를 털어놓는 토크쇼인 경우도 많다. 케이블 채널과 종편 채널의 토크쇼까지 합치면 말 그대로 부지기수. 유명인이거나 이슈가 있는 인물은 동시에 여러 프로그램에서 출연 요청을 받기도 한다. 때문에 제작진의 섭외 전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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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 섭외력이 가장 돋보이는 프로그램은 역시 SBS '힐링 캠프'다. 토크쇼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최민식 고소영 하정우부터 박진영 양현석 같은 파워맨, 이승엽 박세리 정대세 등의 스포츠스타들까지 게스트석에 앉혔다. 불미스러운 일을 겪었던 타블로와 빅뱅도 '힐링캠프'에서 처음으로 자신들의 속내를 털어놓았다. 지난 해 유력 대선주자였던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는 수많은 프로그램에서 모시기 경쟁을 펼쳤지만 결국 '힐링캠프'를 선택했다. 게스트의 추억이 있는 장소에서 녹화를 하면서 게스트가 편안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토크의 질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 그럼에도 '힐링캠프'는 지난 연말 SBS 연예대상에서 우수 프로그램상을 받은 후 무대에 올라, '꼭 모시고 싶다'는 문구와 함께 초대하고 싶은 스타들의 이름이 빼곡히 적힌 현수막을 펼쳐들었다. '힐링캠프'에게도 섭외는 쉽지 않은 일임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보통은 프로그램에 긍정적 이미지와 신뢰가 쌓이면 섭외도 한결 수월해지기 마련이지만, 요즘엔 워낙 경쟁이 치열한 탓에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한 예능 PD는 "이제는 누가 됐든 나와주기만 해도 감사할 정도"라며 "모든 토크쇼에서 원하는 게스트는 결국엔 다 똑같다. 장동건이 나온다면 누구라도 환영하지 않겠나. 때문에 희소성 있는 게스트도 중요하지만 그 게스트로부터 어떤 이야기를 이끌어내느냐가 더 중요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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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
그래서 요즘 토크쇼 후발주자들은 포맷과 컨셉트를 차별화하거나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것으로 승부수를 건다. 강호동이 MC를 맡은 '달빛 프린스'는 전자에 해당하는 경우다. 책 읽는 예능을 모토로 삼아 게스트가 소개한 책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토크쇼다. 첫 방송에 출연한 이서진은 황석영 작가의 소설 '개밥바라기별'을 소개했고, 2회 게스트인 김수로는 대학 졸업작품으로 무대에 올랐던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들고 왔다. '달빛 프린스'를 연출하는 이예지 PD는 "책이 매개가 되니까 게스트한테서 의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더라"며 "이서진의 경우 어디에서도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는데 책을 주제로 얘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버지 이야기를 꺼내게 됐고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PD는 "실제로 책을 좋아하는 연예인을 중심으로 게스트를 섭외하고 있고 독서광인 연예인들을 섭외 리스트로 정리해놓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달빛 프린스'가 책이라면 '토크클럽 배우들'은 영화가 매개체다. 영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주제를 놓고 MC와 게스트가 이야기를 나누는 자연스러운 토크쇼를 표방한다. 배우 9명과 가수 1명으로 대규모 MC 군단을 꾸린 탓에 2회까지는 MC들의 캐릭터와 관계를 설정하는 데 집중했지만 향후에는 게스트를 초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연출자인 최윤정 PD는 "연예인들이 작품을 홍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워낙 많기 때문에 섭외가 녹록하지는 않다"고 고충을 토로하면서 "영화 토크쇼라고 해서 게스트를 배우로 한정 짓지는 않는다"고 했다. MC들의 친구, 영화 감독, 스태프, 연기하는 아이돌스타 등 게스트 섭외폭은 넓히되 영화라는 공감대를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최 PD는 "신작 영화뿐만 아니라 추억의 영화도 주제가 될 수 있다"며 "3회에는 '원조 섹시스타'인 배우 안소영, 유혜리, 선우일란을 초대했고, 3월에는 감독 특집도 기획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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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주자는 아니지만 1년의 공백기 끝에 '재개업'을 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는 섭외의 블루오션을 개척한 경우다. 첫 방송에 정우성을 초대해 전 연인 이지아와 서태지의 이혼소송 스캔들에 대한 솔직한 심경고백을 이끌어내는 '신의 한수'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더니, 예능 토크쇼 사상 최초로 외국인 게스트인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남매 감독을 초대해 동시통역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오는 27일에는 일본의 인기그룹 스마프(SMAP)의 멤버이자 친한파 해외스타로 유명한 초난강(쿠사나기 츠요시)과 함께 녹화를 진행한다. '무릎팍도사'의 박정규 PD는 "한때 토크쇼에는 명사와 연예인만 나왔지만 이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며 "외국인 게스트는 대중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앞으로도 출연자를 다변화하는 시도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PD는 "워쇼스키 감독편도 제작진에겐 엄청난 도전이었다. 정서가 다른 외국인에게서 어떤 감동과 재미를 얻을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지만 녹화를 끝난 후엔 MC와 게스트가 교감했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고 제작진도 자신감을 얻었다"며 "외국인 게스트가 우리 안방에 못 오란 법은 없지 않나. 당장 시청률엔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이런 시도를 계속하다 보면 게스트의 성격과 폭도 점차 넓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사진캡처=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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