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즈를 해 본 이들은 알 것이다. 연인에게 영원을 약속하는 일은 인생의 중대사다. 지켜보는 이는 기쁘지만, 정작 하는 이는 엄청난 부담감을 안는게 사실이다. 세상에서 단 한 번 뿐인 프로포즈는 그만큼 특별하다.
'예비신랑' 김재범(28·한국마사회)이 프로포즈에 나섰다. 31일 서울 남산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스포츠조선 제정 제18회 코카콜라 체육대상이 무대였다. "제가 3월 23일 결혼을 합니다. 아직 프러포즈를 못해서 오늘 준비했습니다." 깜짝 반전이었다. 프로포즈의 주인공은 예비 신부가 아닌 장모님이었다. 장내의 모든 시선이 김재범과 그의 '장모님'에게 쏠렸다.
가슴 한 켠에 고이 접어둔 편지를 꺼내든 김재범은 평생의 반려자를 얻은 기쁨을 부모에 대한 사랑으로 녹여냈다. 진심을 담았다. 김재범은 "장모님, 새로 들어온 아들입니다. 착하고 예쁜 딸을 제게 맡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상 물정 모르고 많이 부족한 사위입니다.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도 마음 아파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죄송했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겠지만 사랑을 가장 우선 순위로 두겠습니다. 믿음 지키면서 살겠습니다. 아내에게 프러포즈를 못했는데 대신 받아주세요"라고 고백했다. '장인어른'에 대한 의리도 빼놓지 않았다. "운동하는 저를 위해 울면서 기도해주시는 분이 장모님이십니다. 하지만 장모님! 아버님도 잘 부탁드립니다. 아버님께 드릴 사랑까지 저에게 주셔서 질투하시는 것 같습니다." 클라이막스는 김재범이 장모님 앞으로 다가가 무릎을 꿇고 꽃다발을 건네는 장면이었다. "사랑합니다." 마지막 고백과 함께 '장모님'을 따뜻하게 안았다. 장모님은 웃음으로 화답하며 사위를 꼭 끌어안은 채 '사위사랑'을 과시했다. 최고의 자리에서 최고의 프로포즈를 한 김재범을 두고 박수가 끊이지 않은 것은 당연지사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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