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신토불이 축구'가 뚜껑을 열었다.
두 경기를 치른 현재 성적은 2무다. 2월 27일 베이징궈안과의 2013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본선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는 득점없이 비겼다. 2일 FC서울과의 K-리그 클래식 1라운드에서는 이명주의 천금같은 동점골에 힘입어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다소 무거운 몸놀림에 그쳤던 베이징전에 비해 서울전에서는 데얀-몰리나-에스쿠데로 삼각편대를 앞세워 골문을 두들긴 서울을 상대로 따라붙었다. 출발 치고는 나쁘지 않은 모습이다.
구성도 괜찮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재계약 문제로 구단과 갈등을 겪었던 황진성(29)은 백의종군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맹활약 중이다. 베이징전과 서울전 모두 팀 공격의 주축 역할을 했다. 특히 서울전에서는 중원에서 패스 줄기 역할을 하면서 상대 수비진을 현혹했다.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으나, 두 골 모두 황진성이 출발점 역할을 했다. 서울전 선제골의 주인공 신진호와 동점골을 터뜨린 이명주도 돋보였다. 데얀을 철통 마크한 김광석의 영리한 수비와 노병준, 신광훈의 측면 플레이, 김원일의 공격 가담 능력 모두 합격점을 줄 만했다.
이럼에도 아쉬움을 넘어 불안감이 남는 이유는 '마무리 능력' 때문이다. 상대 문전까지 치고 들어간 뒤 볼 처리 과정을 보면 답답함이 느껴졌다. 보다 완벽한 장면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고 치부해도 상대 수비진 사이에 답을 찾지 못하고 패스를 뒤로 돌리는 과정이 심심찮게 드러났다. 문전에서 보다 과감한 마무리가 나왔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지도 모를 일이다.
황 감독의 아쉬움도 다르지 않았다. 베이징전에서 '외국인 없는 공격진의 활약'을 강조했던 그는 "찬스 대비 결정력을 더 높여야 한다. 이 부분을 많이 훈련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히 숙제가 풀리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황 감독은 '내용'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다소 힘겨운 길이 될 수도 있지만, 응축된 힘이 지난해 후반기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대가 어떻게 나오느냐 보다 우리가 준비한 대로 플레이 하는게 더 중요하다. 전후반 90분 우리가 준비한 플레이가 제대로 나온다면 그걸로 만족한다"는 황 감독의 지론은 여전하다. 국내파 공격수들의 힘도 믿고 있다. 그는 "국내 선수 중 15골 이상을 넣을 만한 선수는 이동국 김은중 정도다. 개인적인 목표는 우리 팀에서 그런(15골 이상 넣는) 선수 2명 이상을 배출하는 것이다. 박성호 고무열 조찬호가 이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신토불이 축구'를 지도자 인생 중 큰 도전이라고 했다. 복합적인 상황 탓에 벌어진 일이지만, 피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다. "미래는 모르는 일이지만 외국인 없이 시즌을 치르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런 기조를 바꾸고 싶지는 않다." 포항은 오는 9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대전 시티즌과의 클래식 2라운드를 통해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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