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트윈스 선수들이 7일 오전 시무식과 력테스트로 2013년 일정을 시작했다. 비활동 기간에 선수들이 착실히 몸을 만들었는지를 평가받는 체력테스트는 김기태 감독이 처음 부임한 지난해부터 실시됐다. LG 선수들은 이번 체력테스트에서 연령별로 나누어 각자의 기준에 맞는 점수를 받고, 이 점수에 따라 전지훈련지가 사이판 또는 진주구장으로 결정된다.봉중근이 4000M 달리기 테스트를 마친후 우규민을 부축하고 있다.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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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 때문에 얼마나 마음졸였는지 알지?"(LG 김기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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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있습니다. 감독님, 제가 10월에 선물 드리겠습니다."(LG 투수 우규민)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가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지 않을 때가 있다. 몇 마디 말 혹은 오가는 눈빛만으로도 마음이 통한다. 이런 상황은 두 사람 사이에 많은 일들이 쌓였을 때 종종 나오곤 한다. 기쁜 일과 힘겨웠던 일을 함께 나누면서 교감이 이뤄졌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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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기태 감독과 투수 우규민이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했다. 많은 말을 주고받지는 않았지만, 몇 마디 말로 이미 충분히 서로의 마음과 각오를 나눴다. 그만큼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프로야구 LG트윈스 선수들이 7일 오전 시무식과 력테스트로 2013년 일정을 시작했다. 비활동 기간에 선수들이 착실히 몸을 만들었는지를 평가받는 체력테스트는 김기태 감독이 처음 부임한 지난해부터 실시됐다. LG 선수들은 이번 체력테스트에서 연령별로 나누어 각자의 기준에 맞는 점수를 받고, 이 점수에 따라 전지훈련지가 사이판 또는 진주구장으로 결정된다.김기태 감독이 4000M 달리기 테스트를 받는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1.07/
"규민아, 잠깐 이리 좀 와봐." 10일 낮 대구구장에서 삼성과의 시범경기를 준비하며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던 김 감독이 불펜 피칭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가던 우규민을 불렀다. 약간의 익살을 담은 김 감독은 우규민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 "규민아, 너 알지?" 목적어가 사라진 문장. 그러나 우규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네, 알고 있습니다"라고 화답했다. 김 감독의 불완전한 문장속에 담긴 진짜 뜻을 충분히 이해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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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의 말을 풀어보면 이렇다. "규민아, 내가 너 때문에 얼마나 신경 썼는지 알고 있지?". 그만큼 김 감독에게 우규민은 애증을 불러일으키는 선수다. 올해 김 감독은 우규민을 LG 선발진의 한 축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경찰청에서 제대한 뒤 소속팀 LG에 복귀한 우규민은 김 감독의 입장에서는 천군만마와도 같은 선수다. 지난해 리즈와 주키치 이외에는 마땅한 선발이 없어 고전했던 김 감독은 우규민을 선발로 활용해 올해 4강 진입을 꿈꾸고 있다.
그런데 우규민은 한때 김 감독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지난 1월 자체 체력테스트에서 탈락한 것. "체력테스트에서 탈락하면 스프링캠프에 합류시키지 않겠다"던 김 감독은 결국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우규민을 캠프 참가명단에서 제외했다. 우규민을 결국 진주에 차려진 2군 캠프에서 몸을 만들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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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에게도 실망이었겠지만, 우규민 본인의 실망도 매우 컸다. 소속팀에 처음 복귀해서 치른 체력테스트에서 탈락했다는 것에 자존심이 상한 우규민은 결국 진주 캠프에서 성실히 몸을 만들었다. 그런 노력은 끝내 김 감독에게까지 보고됐다. 결국 우규민은 뒤늦게나마 지난 2월26일에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수 있었다.
이러한 속사정이 있기에 김 감독은 우규민에게 더욱 기대를 걸고 있다. 다행히 스프링캠프에서 구위가 합격점을 받아 선발 로테이션 진입 계획도 확정지은 상태. 김 감독의 짧은 말에는 이런 사정과 함께 우규민에게 올해 파이팅을 주문하는 뜻이 모두 담겨 있었다.
우규민도 이를 찰떡같이 알아듣고 있었다. 우규민은 김 감독에게 "알고 있습니다. 10월에 선물을 드리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이 역시 엉뚱한 문장이다. 김 감독도 처음에는 잘 못알아들었는지, "10월에 선물?"이라며 잠시 의아해했다. 그러나 금세 그 속뜻을 알아차리고서는 "아하! 그래 10월에 보자"고 기뻐했다. 우규민이 말한 '10월 선물'은 곧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고, 10월에 열리는 가을 잔치에서 승리의 선물을 하겠다는 뜻이었다. 김 감독에게 한 우규민의 약속이 현실로 이뤄질 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