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지의 찬밥 대우, 결국 2군은 머나먼 원정길을 떠난다. 올시즌 처음 1군에 진입하는 NC의 얘기다.
NC의 2군 구장 문제가 불거진 건 지난달이다. 올시즌 2군 경기를 치르기로 한 진해공설운동장이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통합 창원시와 신축구장 문제로 이미 한 차례 홍역을 치른 NC는 2군 경기장을 치를 곳이 없어 발만 동동 굴렀다.
진해공설운동장이 부적격 판정을 받은 이유는 분명하다. 일단 '맨땅'이 가장 큰 문제였다. 진해공설운동장은 잔디 하나 깔리지 않은 흙바닥이다.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부상 위험성도 높다.
이외에도 1루와 3루 쪽 안전그물 미비, 백스크린 미설치, 선수 대기실 및 라커룸 미비 등이 지적됐다. 다른 2군 구장도 상황이 열악한 건 마찬가지지만, 경기를 치르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요건조차 충족시키지 못했다.
사실 NC는 지난해부터 창원시와의 협조를 통해 진해공설운동장 보수를 추진했다. 인조잔디를 깔고, 부대시설에 대한 보수를 진행하려 했다. 하지만 협조적이던 창원시가 갑자기 예산 편성에 난색을 표했다. 향후 추경예산으로 편성하겠다는 약속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KBO에선 이미 진해에서 2군 경기를 치르는 것으로 퓨처스리그 일정을 짠 상황. NC는 창원시와 진해공설운동장 보강 공사에 대해 논의를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업체는 준비된 상황이라 예산 편성만 되면 바로 공사에 들어갈 수 있었다. 게다가 시공업체 측에서 빠른 공법을 도입해 협의만 된다면 4,5월에도 완공이 가능한 상태였다. 그러나 창원시는 복지부동이었다. 협의 과정에서도 터무니 없는 말만 늘어놓았다.
급한대로 NC와 KBO는 1군과 2군 경기가 겹치지 않는 날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마산구장에서 2군 경기를 치르도록 했다. 당장 4월에는 일정이 겹치지 않아, 마산구장에서 1,2군의 공존이 가능하다.
하지만 5월부터가 문제였다. 같은 날 주간경기와 야간경기를 함께 치르는 것은 그라운드 사정 및 훈련 시간 문제로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NC는 가까운 경남 남해나 포항 등지에서 대체구장을 찾아봤다.
최종적으로 선택된 곳은 대구다. 희성전자 대구공장 내에 위치한 야구장이다. 희성전자는 지난해 대구공장 내에 성인용 구장 2면, 어린이용 리틀야구장 1면, 연식야구장 겸 풋살장 1면을 건립했다. 성인용 구장은 좌, 우 95m로 프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정도다. NC는 인조잔디가 깔린 성인용 구장 한 면을 사용할 예정이다.
희성전자 측은 NC의 요청에 흔쾌히 구장을 내주었다. 이미 잘 알려져 있듯, 희성전자가 속한 희성그룹은 KBO 구본능 총재가 총수로 있는 기업이다.
구 총재는 사내복지는 물론, 초중고 아마추어 야구 및 사회인야구 활성화를 위해 구장 건설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지은 구장이 NC의 2군 경기장 문제 해결에 쓰이게 된 것이다. KBO 측 관계자는 "아직 실사를 진행하진 않았지만, 희성전자 구장이 완공된 뒤 방문한 적이 있다. 그 정도 시설이면 퓨처스리그 경기를 치르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급한 불은 껐지만, NC 2군으로선 시즌 내내 편치 않은 홈경기를 치르게 됐다. 2군 홈경기의 절반 가량을 원정처럼 치러야 한다. 사실상 대구 원정을 가는 것과 같다. 홈구장인 마산에서 대구 희성전자 공장까지는 차량으로 1시간 20분 가까이 소요된다.
NC와 연고지인 창원시의 관계는 이미 불편할 대로 불편해졌다. 2군 구장 문제조차 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할 정도다. 촌극이 따로 없다. 과연 통합 창원시가 2016년 3월까지 신축구장을 건립할 수 있을까. 양측의 '불편한 동거'가 계속되고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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