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모든 아버지들의 마음은 똑같다.
강릉시청의 베테랑 수비수 김규태(32)도 마찬가지다. 16개월 전 얻게 된 딸은 그의 전부가 됐다. 그는 딸을 위해 이름까지 바꾸었다. 사연은 이렇다. 김규태는 딸 이름을 짓기위해 작명소를 찾았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아버지의 이름 때문에 딸에 좋지 않은 영향이 있을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김규태는 "얘기를 듣고 찝찝했다. 32년 동안 쓴 이름을 바꾸는게 쉬운 일은 아니지 않나. 그러나 자식 앞길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과감히 이름을 바꾸었다"고 했다. 그는 김진석에서 김규태로 새로 태어났다.
김규태는 딸바보다. 전지훈련을 떠나 영상통화로 얼굴을 보지만, 성이 차지 않는다며 푸념이다. 그에게 딸 모정이는 복덩이다. 딸이 태어나고부터 일이 잘풀리고 있다. 리그 성적은 물론 2012년 내셔널리그 시상식에서 수비수 부문 베스트11과 내셔널리그 10주년 선수부분 공로패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의 축구인생 첫번째 상이었다. 기운이 이어져 9일 인천코레일과의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넣었다. 김규태는 "딸한테 갈 복이 나한테 오고 있는 것 같아서 걱정될 정도다"며 웃었다.
그는 철저한 무명이었다. 형의 권유로 축구를 시작한 김규태는 흔한 청소년대표 한번 거치지 못했다. 어려웠던 가정형편으로 힘든 유년시절을 보냈다. 대학무대에서도 빛을 보지 못하며 강원관광대에 이어 서울방송대로 옮겼다. 프로에 갈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했지만 전문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제외됐다. 김규태는 "그때 단장이 전문대 출신에게 그렇게 많은 연봉을 줄 필요가 있냐며 계약을 거부당했다"며 씁쓸히 회상했다. 그러나 김규태는 포기하지 않았다. 강릉시청에서 최선을 다했다. 프로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뛰는 선수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151경기 출전은 그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부분이다.
김규태의 꿈은 오래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것이다. 그는 "오래 뛰는게 좋은 것 같다. 할 수 있을때 최선을 다하고 후배들에게 존중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기회가 된다면 프로무대에서도 한번 뛰어보고 싶다"고 했다. 그의 바뀐 이름은 奎(별 규)兌(기쁠 태)다. 김규태는 이름처럼 내셔널리그에서 빛나는 별로 반짝이고 있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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