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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남은 것 없는 맨 밑바닥에서 정열 하나를 불씨삼아 우승의 성화를 피워올렸다. 노력과 실력, 그리고 정열이라는 면에서 우리은행은 챔피언의 영예를 차지할 만한 자격이 충분했다. 우리은행이 압도적인 힘으로 2012~2013시즌 정규시즌에 이어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따냈다. 19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에이스 임영희와 외국인 선수 티나의 활약을 앞세워 66대53으로 대승을 거뒀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 스트레이트 승리로 완벽하게 챔피언이 됐다. 임영희는 경기 후 기자단 투표에서 69표 중 총 55표를 얻어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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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한때 여자농구계의 '명가'로 통했다. 2006 겨울리그 우승을 차지할 때까지만 해도 그랬다. 하지만 마치 모래성이 파도에 사라지듯 '명가의 몰락'은 순식간이었다. 게다가 한 번 추락하기 시작한 우리은행에는 날개도, 낙하산도 없었다. 지난 2008~2009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무려 네 시즌 연속으로 여자농구 리그 최하위의 자리는 우리은행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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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그 밑바닥에도 아직 남은 게 있었다. '열정'이었다. 진흙속의 진주처럼 몰래 감춰져 있어 아무도 몰랐을 뿐이다. 그걸 알아차린 것이 바로 새롭게 팀의 지휘봉을 잡은 위성우 감독이었다. 여자 프로농구의 레전드에서 코치로 변신해 위 감독과 함께 지난해 신한은행에서 우리은행으로 옮긴 전주원 코치도 마찬가지로 그 숨겨진 가능성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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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감독은 "선수들을 처음 봤을 때 '어떻게 이렇게 잘 하는 선수들이 수 년간 꼴찌를 했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부족한 점과 그 원인을 찾으려고 많이 연구했다. 코치들과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방법들을 찾아나갔다"면서 "흔히 '지옥훈련'이라고 하는데, 진짜 극한으로 몰고 선수들을 다그쳤다. 선수들의 신장이 크지 않아서 빠른 농구를 해야만 승산이 있는데, 그러려면 3, 4쿼터에도 힘이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훈련을 엄청나게 시켰다. 솔직히 많이 힘들었을 거다. 남자선수도 소화하기 힘든 훈련이었는데, 그걸 잘 견뎌내줬다"고 밝혔다.
이름값으로 농구하지 않았다
우리은행 선수들은 화려하지 않다. '스타'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임영희도 뛰어난 슈터지만, 변연하나 김정은 등에 비하면 1급이라 할 수 없다. 양지희 배혜윤 박혜진 이승아 김은혜 등이 대부분 그렇다. 한때 잠시 이름을 얻은 선수도 있지만, 우리은행의 깊은 침체기 동안 묻혀버렸다.
그게 오히려 강점이 됐다. 위 감독은 선수단을 혹독하게 훈련하면서 B급 선수들이 A급 선수들을 잡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조직력이었다. 한 손이 감당하기 어렵다면 두 손을 쓰면 된다. 일대일 매치업에서 밀리면 더블로 수비하면 되고, 흐름이 밀린다면 그간 쌓아놓은 체력을 활용해 전면에서 압박하면 통했다.
결국 우리은행은 탄탄한 조직력으로 강팀이 됐다. 선수들의 이름값 대신 '우리은행'이라는 팀 이름 아래 하나로 모여든 것이다. 뭉치고 뭉친 우리은행 선수들의 조직력은 다른 팀에는 철옹성과 같았다. 신한은행이나 삼성생명 등 화려한 선수진을 갖춘 팀이 우리은행보다 부족한 것이 있다면 바로 이런 조직력이었다.
이날 우승 후 위 감독은 "선수들이 많이 성장하면서 그 과정에 또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오늘보니 정말 우리 선수들이 잘 했다. 그간 내 눈에만 부족했던 것 같다"면서 "선수들을 계속 성장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모친상을 딛고 경기장에 온 전주원 코치의 헌신
우리은행은 천운마저 함께 했다. 이번 시즌부터 포스트시즌 운영방식이 변한 것도 그 하나의 예다. 종전 정규리그 1-4위, 2-3위 팀끼리 대결을 펼쳐 챔피언전 파트너를 고르던 방식에서 3-4위 대결, 그리고 여기에서의 승자와 2위팀의 대결, 마지막으로 여기서 이긴 팀이 정규시즌 우승팀인 우리은행과 챔피언전을 펼치는 식으로 포스트시즌이 운영되면서 체력을 크게 세이브할 수 있었다.
또 하나 전주원 코치의 헌신도 들 수 있다. 전 코치의 어머니가 지난 18일 갑자기 별세했다. 먼저 2승을 거두며 우승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맞은 청천벽력의 비보였다. 전 코치는 빈소를 지켜야 했다. 그러나 빈소 대신 19일 3차전이 열린 용인체육관을 찾았다. 자신은 어머니를 잃었지만, 선수들에게 '어머니'와 같은 역할을 하던 자신이 경기장에 없어서는 안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또 우승컵을 어머니 영전에 바치겠다는 각오도 있었다.
전 코치가 경기장에 온다는 사실을 들은 우리은행 선수들의 투지는 몇 배로 증폭됐다. 결국 경기 전 기세에서부터 우리은행은 이기고 들어간 셈이다. MVP 임영희는 경기 후 "전 코치님의 어머님 영전에 우승컵을 바치게 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선수들이 모두 마음을 모았다"고 밝혔다.
용인=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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